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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서울대 입시의 핵심은 모집정원의 80%나 되는 수시를 100%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과감한 시스템에 있다. 학교장 추천 2명의 카드로 뽑는 지역균형선발(752명 전체의 28%)로 극강의 내신 우수자 가운데 전공적합성이 뛰어난 학생을, 일반전형(1744명, 전체의 52%)을 통해 인성이 바르고 로드맵이 분명하면서 구술을 통과할 정도의 전공적합성과 학업능력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한다. 물론 정시(629명, 전체의 20%)에서 내신과 논술의 그물망을 통과한 수능 최우수집단에게도 문호를 열어두었다.

 사정관제와 구술의 전진배치.

사정관-대학별고사(논구술)-내신-수능 등 네 가지 주요 전형요소 가운데 일반전형은 사정관제와 구술, 지역균형선발은 내신과 사정관제, 정시는 수능과 논술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부터 틀이 잡힌 서울대 입시는 내년부터 예고된 대입의 방향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4학년부터 수능은 A/B형으로 나뉘면서 올해보다 훨씬 쉬워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중1부터 시작된 절대평가의 움직임이 내신의 비중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인성과 열정을 기본으로 확대되는 입학사정관제와, 약화된 내신과 수능 대신 변별력으로 활용되는 대학별고사(논구술)가 점차 대입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이미 고려대가 학과별 모집을 위한 여론조사에 들어가는 등 서울대 일반전형 체제를 향해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일반전형 체제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당국이 확대하고 싶은 사정관제의 틀 아래 가르칠 교수들이 학생을 직접 대면해 선발하는 이점과 전형과정이 하루에 마무리되는 편의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상위권 대학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2014학년 이후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서울대 일반전형의 체제에 따라 일선학교와 수험생들은 전략을 새롭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서울대 일반전형은 자소서와 서류심사라는 사정관의 틀로 시작해 모집단위 교수들이 진행하는 구술로 결론낸다. 선발인원 비율 역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서울대 전형별 선발비율은 수시 일반전형(52%) - 수시 지역균형선발(28%) - 정시(20%)의 순서다.

 인재상을 면밀하게 따져볼 필요

 서류준비에서부터 구술까지 모집단위별로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서울대 인재상은 전형과정을 그대로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내신이 높다거나 화려한 ‘스펙’ 보유로 합격하기 힘들다. 전 과목 내신 1등급이나 각종 경시대회 및 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한 학생이 1단계 서류전형에서부터 떨어지기도 한다. ‘내신’과 ‘스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2단계 구술고사에서 불합격의 고배를 마시기도 한다. 서울대의 인재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1) 창의력

 서울대는 논술체제에서도 배점의 40%를 창의성에 둘 만큼 무게를 실어왔다. 서울대가 창의력을 평가하는 항목은 주로 ‘지식의 양 ’과 ‘지식의 깊이’ 지식을 쌓아온 과정으로 본 가능성’ 이다. 김경범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는 “창의력을 갖출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학생을 뽑는다”면서 “내신이 좋은 학생이라면 지식의 넓이는 갖추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같은 넓이라면 깊이가 있는 학생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자소서 추천서 학생부 등에서 지식의 깊이를 드러내 평가자가 만나고 싶도록 하라는 것이다. 1단계 합격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구술고사는 지식을 쌓아온 과정을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알고 모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주도적으로 지식을 쌓는 치열한 과정이 있었다면 향후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대 구술을 분석해보면 지식의 양보다는 지식의 깊이를, 또 지식을 쌓아온 과정을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단순히 교과과정 내 지식을 쌓는 데 멈추지 말고 스스로 심화과정을 거치면서 지식을 채워야 한다. 암기하는 데 주력하기보다 공식이 어떤 원리와 개념 정의에 근거하는지, 입증하고 활용하는 데 어떤 지식이 대입되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서울대 교수들은 구술고사에서 추가질문으로 공식과 개념 정의들이 필요하게 되었는지, 최초의 문제는 무엇이었으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고 과정은 무엇이었는지, 더 나아가 그 사고과정이 다른 공식과 다른 영역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적용되었는지를 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2) ‘글로벌 인재’‘의지력’‘바람직한 가치관’

 우선 글로벌 인재는 어학능력이 우수한 인재를 뜻하지만은 않는다. 실제로 지난해 경영대학에 지원한 학생 중 텝스 929점, iBT 117점, 각종 영어경시대회 수상 경력이 있는 학생은 1단계에서 불합격한 반면, 어학 인증 내용은 텝스 2+밖에 없으나 학급회장을 겸하면서 꾸준히 봉사활동(모범학생표창, 봉사 126시간)을 한 학생은 최종합격했다. 서울대가 원하는 글로벌 인재는 외국어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낯선 사람과도 잘 지낼 수 있는 개방된 사고를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전자는 어학 능력을 제외하고는 크게 눈에 띄는 점이 없었으나 후자는 고교 3년 내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며 어학능력마저 높았던 것이 당락을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어 구사능력이 탁월해도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과 이해력이 없다면 글로벌 인재가 될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어 능력이 부족하면 배우고 익히면 된다. 개방된 사고는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없이 열린 마음이라는 뜻”이라며 “높은 어학능력과 함께 ‘다른 문화와 가치에 대한 관용의 자세’와 ‘타인과의 협력성’을 길러야 한다”고 분석했다.
 의지력은 지적 모험심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단순한 ‘공부나 생활에 있어 의지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새로운 분야 공부에 도전하는 마음가짐을 지속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의지력은 구술고사에서 강조된다. 최상위권 학생들도 접해보지 못한 낯선 문제를 제시한 후 해결 과정과 의지를 판별하는 것이다. 구술고사를 치를 때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말고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의 과정을 거쳤음을 어필해야 한다. 물론 자소서에서도 의지력은 필수다. 학교 교육과정에서 수준 높은 심화과목을 들었는지, 왜 그리고 어떻게 이수하면서 공부했는지, 역경을 어떤 방식으로 극복했는지는 의지력의 덕목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지식인으로서의 바람직한 가치관이 요구된다. 서울대 요구하는 바람직한 가치관은 ‘지식인으로서의 배려’다. 지식인의 역할에 대한 이해와 배려 없이는 서울대 인재가 되기 힘들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도 있다. 올해 의대를 중심으로 한 인성강화의 움직임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봉사활동의 양보다는 봉사활동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고 삶에 받아들였는가가 더 중요하다. 지난해 사회과학대에 지원한 한 학생은 봉사활동 334시간을 이수했음에도 불구하고 1단계 전형에서 불합격했다. 활동의 양보다 활동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구술이 없는 우선선발은 어떻게

 

 서울대 일반전형에도 우선선발이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모집인원 1089명(인문계 372명, 자연계 717명) 중 169명(인문계 40명, 자연계 129명)이 우선선발로 합격했다. 모집인원의 15.5%나 우선선발 합격한 셈이다.
 서울대 일반전형(이전 특기자전형) 우선선발 인원은 2008학년 15명에서 2009학년 27명, 2010학년 59명, 2011학년 74명으로 매년 증가해왔다. 주로 인문계열보다 자연계열에서 우선선발 인원이 많았다. 특히 화학부는 지난해 모집인원 22명 중 7명(31.8%)을 우선선발했다. 과학고 과학영재학교 지원생의 상당수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선발의 경우 1단계 서류평가에서는 자기소개서, 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 지원자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증빙서류, 지원자의 교육적 여건 내지 상황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우수성을 판단한다. 구술고사를 진행하지 않고 1단계 서류전형만으로 우수성이 입증되는 학생을 우선선발한다는 것이 서울대 측의 입장이다.
 우선선발의 기준에는 교과성적, 특히 모집단위와의 관련성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신성적의 경우 전체 등급보다 성적의 향상 정도, 이수과목의 난이도, 모집단위 연관 교과 성적에 대한 가중치 등을 따진다. 외국어인증성적이나 대외수상실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모집단위와 관련이 없거나 정상적인 교과과정과의 연관이 없는 경우 큰 득이 되지 않는다.  학교 교육과정, 심화과정 교육프로그램, 지원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 진로를 위한 열정과 결과물이 있는 지원자가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공주한일고에서 서울대 사회과학대 우선선발 합격한 기태경, 오석, 김진묵 학생도 ‘경제’ 분야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활동, 노력을 인정받았다. 세 학생 모두 성적의 추이를 명확하게 보였으며, 학업과 동아리 활동 등에서 자기주도적 능력을 드러냈던 덕분이다.

 

인문계 구술

 서울대 인문계 구술고사의 답변준비시간은 사범대학이 15분 내외,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농업생명과학대학 생활과학대학이 30분 내외, 경영대학이 60분 내외다. 지난해의 경우 경영대학에선 영어 지문과 수학 문항이, 사범·사회과학·인문대학의 경우 영어 지문과 국한문 혼용 지문이 활용됐다. 구술은 모집단위 학과 교수 2~3명이 진행하며 15분 내외로 실시된다.

 구술 제시문과 문제의 난도는 상당히 높은 편. 특히 수학문항이 나오는 경영대학의 경우 다섯 문항 중 두세 문항도 풀지 못했다는 학생이 많을 정도였다. 일반고 출신으로 서울대 특기자전형에 합격한 권세규(경영대학1)군은 “지금 풀어도 모두 제대로 풀 자신이 없다”면서 “평소 공부했던 것들을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통찰력과 순발력을 길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권군에 따르면 교과지식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문제를 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도를 해보고 가설을 세워봤느냐가 관건이었다.
 문제를 다 풀지 못해도 자신이 어떤 이론으로 어떻게 접근해봤는지를 설명하면 교수가 접근방법 등 힌트를 주기 때문. 영어 제시문은 호흡이 상당히 긴 편이다. 장문의 영어 텍스트를 정확하고 빨리 읽을 수 있어야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 경영대뿐만 아니다. 백승철(독어독문1)군도 영어 제시문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언어학자 ‘촘스키’의 ‘언어습득 이론’이 등장했는데 언어학 관련 어휘가 많아 해석에 어려움을 겪었다. 백군은 “제한시간 30분 이내 문제 4개 중 3개를 풀어야 했는데 영어 문제를 푸는 데만 18분 가까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추가질문도 날카로웠다. 답변을 하는 중간 지정하는 문장을 ‘읽고 해석해라’거나 ‘언어습득 이론’ 제시문에 나온 개념어가 어떤 의미인지, 실제로 어떻게 적용될 지 등의 질문을 받았다.
 국한문 혼용에 대한 적응도 긴요하다. 사회과학대학은 3개 유형 가운데 최소 1개 이상의 국한문 혼용 제시문이 포함돼 있었다. 제시문은 대부분 경제, 정치, 사회 전반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었다. 국한문 혼용 제시문에 관한 합격생들의 공통인 반응은 ‘최소 기본적인 한자 정도는 알아둬야 한다’는 것. 이심지(사과대1)양은 “한자 3급을 취득할 정도면 큰 무리 없이 읽어낼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서 “오히려 까다로웠던 것은 교수의 추가질문을 받아내는 것”이라고 평했다. 답변에 대한 반박이나 추가질문이 공격적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자신이 사용하는 개념과 용어를 정확히 알고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모호한 의미의 단어를 사용할 경우 명확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잇따른다. 이진솔(사과대1)양은 “‘순환적’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정확하게 어떤 의미로 사용했는지 추가질문을 받았다”며 “괜히 유식해 보이고자 세련된 단어를 사용할 것이 아니라 확실히 아는 개념으로만 답변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대 구술고사는 사교육의 도움을 받으면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 서울대 대학별 고사는 사교육과의 전쟁이 목표인 듯 지속적으로 사교육 배제의 방향으로 진화해왔기 때문이다. 구술의 모집단위별 진행이 계열별 논술수준까지 따라잡은 사교육의 접근을 어렵게 만들었고 구술자체도 지식습득의 과정을 중시한다. 당장 사교육을 통해 선행학습으로 학습을 진전했을 경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수동적으로 교과내용을 받아들이기보다 배우지 않는 단원의 공부를 스스로 덤벼보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지식을 접하는 과정과 태도부터 지적 호기심, 모험심을 길러야 한다는 얘기다.

 입시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행을 많이 한 서울 학생들이 지적 모험심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곤 한다”면서 “배우지 않은 낯선 문제를 던졌을 때,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구술문제에서 대학과정을 넘나드는 제시문이 나오지만 교수들은 학생들이 대학과정에서의 접근법을 원치 않는다. 고교과정 지식을 발전·심화시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서울대가 원하는 학생은 ‘지식의 양이 많은 학생’이 아닌 ‘지적 호기심이 충만한 학생’이며 ‘양’보다 ‘깊이’ 그리고 ‘태도와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별도로 텍스트 읽기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주어진 시간 내에 ‘얼마나 빨리 제시문을 정확히 파악하느냐’에서 성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텍스트 장악능력이 구술의 첫걸음인 셈이다. 한자어를 명확하게 읽어내고 어원을 통한 영어단어의 이해가 더해져야 제시문 읽기의 난관을 넘을 수 있다. 전공과 관련된 개념과 용어는 영어나 한자로 모두 알아둘 필요도 있다. 영어제시문이 나오든 국한문 혼용이 나오든 전공분야 제시문에서 기본적으로 활용되는 용어들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개념들은 알아볼 수도 있고 설명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 두어야 한다.
 단순 지식 쌓기보다 지식간의 유기적 연결의 노력도 필요하다. 하나의 주제와 사안을 깊이 있고 폭넓게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김은식 EBS 논술 선생은 “많은 학생들이 ‘시민혁명’과 ‘자본주의’에 대해 알면서도 ‘시민혁명이 자본주의 탄생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물으면 쉽게 답하지 못한다. 긴밀한 관계의 두 사건을 따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학습한 지식간의 연계점을 찾을 수 있는 유기적 사고를 배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순한 지식만으로는 교수들의 ‘추가질문’에 대응할 수 없다. 추가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문제집만 풀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모집단위의 전공적합성을 위한 노력 역시 교과과정에서부터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 관계자는 “서울대 구술준비는 전공관련 사탐 교과서의 단원의 목표, 심화 문제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조금 더 관심이 있다면 대학의 전공 개론서로 흐름을 잡고 시사에서 관련된 이슈들을 연결하는 노력을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학습에서 용어 개념들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충 무슨 의미인지 안다는 것과 그 개념을 활용해서 말과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그 개념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확실하게 안다는 것은 남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개념들은 별도의 노트로 작성해 매주 확인하고 점검하고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전공적합성과 관련한 신문읽기도 도움이 된다. 최근 기술적 동향과 쟁점 등 시의성 있는 이슈에 접근할 수 있고 지문분석 연습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매일 신문을 전체적으로 읽되 관심기사는 꼼꼼히 읽고 스크랩이나 메모 등을 해두면 많은 도움이 된다. 논쟁거리가 있는 기사는 진전시켜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 입장을 대변하면서 자신의 논리에 당위성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신문을 읽으면서 정확히 모르는 한자어가 나오면 숙지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기출문제도 심도 깊게 분석해 봐야 한다. 문제를 풀고 모범답안을 외우는 식의 공부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 논제에 다각도로 접근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출문제를 통해 해당 모집단위의 문제가 어떤 구조로 이뤄져 있는지, 어떤 논리를 활용해 어떻게 풀어야 할지 독해와 풀이법을 습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보흐름을 따라잡는 노력도 필요하다. 올해까지 서울대는 구술문제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원학과 선배나 단행본, 언론을 통해 학생개인이 전공에 대한 흐름을 따라잡을 수밖에 없다. 최근 학과별로 홈페이지가 개설돼 있어 학과 선배들과 교류도 어렵지 않다. 학교별 멘토링 인터넷 카페도 있을 정도다.

구술과정의 태도 역시 기본이다. 교수가 생각지 못한 추가질문을 던질 경우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거나 잠시 생각할 시간을 요구해야 한다. 생각 후에도 내용에 대한 답이 떠오르지 않을 경우 ‘정직하게 모른다’고 말하고 다음 문제에 답변하겠다고 밝히거나 ‘어느 부분까지는 확실히 알겠으나 지적한 부분은 생각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대응하는 것이 좋다. 답변 시 시선은 상대방에게 고정해 자신감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하며 흔들거리거나 다리를 떠는 등 불필요한 동작을 삼가고 단정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자유전공학부는 구술 아닌 ‘면접’ 실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서울대 수시에서 유일하게 전형상 구술이 아니라 ‘면접’을 실시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없다. 면접은 15분 내외로 진행되며, 서류내용과 입학 후 수학계획, 학업능력 등을 확인한다. 올해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수시에서 110명(인문 65명, 자연 45명)을 선발하고 정시에서 남은 인원(인문 28명, 자연 19명)을 뽑는다. 1단계에선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등 서류 평가를 통해 1.5~3배수를 선발, 2단계에선 서류와 면접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물론 면접을 실시한다고 생각하고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지난해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선 ‘구술고사’가 아닌 ‘면접’을 실시한다고 일찍이 통보한 바 있으나 당일 진행 방식을 변경했기 때문. 타 단과대와 마찬가지로 문제지를 나눠주고 문제에 대한 답을 요구했다. 다만 난도 있는 교과구술이 아니라 가치관과 기초적인 논리력이나 소양을 묻는 문제였다. 면접의 틀 안에서 구술의 형식이 동원됐을 뿐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인문계열의 경우 가치관을 묻는 평이한 문제를 출제했다. 다만 배정된 준비시간이 짧아 혼란을 야기했다. 총 20분이 주어졌으며 문제에 대해 생각할 시간은 단 5분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면접은 15분 내외로 진행됐으며 인성면접과 문제 풀이를 함께 실시했다. 문제는 두 문제로 ‘도덕관념’ ‘서구화에 대한 인식’을 물었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 문제가 출제됐다. 배정된 준비 시간은 인문계열보다 여유 있는 편이었다. 15분 간 문제를 풀 시간이 있었으며 문제지엔 표기를 전혀 할 수 없었다. 면접은 인문계열과 마찬가지로 15분 내외로 진행됐다. 문제는 총 3문항으로 한 문항은 필수문항이었으며 나머지 두 문항 중 택일하는 식이었다. 수학적 개념들을 확실히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수준의 문제였다. ‘구의 겉 넓이가 4파이알제곱이라는 사실을 적분을 사용해 증명하라’는 문제나 수열의 일반항을 구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자연계열 인성면접 역시 무난한 편이었다. ‘자소서 내용’ ‘자신의 장단점’ ‘향후 진로’ 등을 물었다.

입시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구술이 아닌 면접이 진행됐던 것”이라며 “다만 단순히 1단계 서류를 바탕으로 진행하지 않고, 가치관을 판별하는 문제를 둬 창의력과 지적 모험심을 판별코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문> 오전/오후로 나뉨
- 세계화가 진행되는 추세에 애국심이 위험한가?
- 의미 없어 보이는 삶(ex 배아, 무뇌아, 식물인간)은 삶의 의미가 없는가? 삶의 의미란 무엇인가?
- 국제 관계에서 국가는 도덕을 중시해야 하는가, 실리를 중시해야 하는가? 도덕과 실리가 충돌하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 인도와 중국과 같은 나라가 서구화 없이 현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자연> 필수 1문제와 선택 2문제
- 필수: 깨지지 않는 구슬을 개발하려고 하는데 구슬을 건물 101층 높이에서 떨어뜨렸더니 깨졌다. 이 구슬이 어느 높이의 층에서 깨지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실험을 한다고 했을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고안하라. 구슬이 하나 또는 둘일 경우를 나누어서 대답하라.
- 선택1: 다양한 적분 문제 등장. 예로 구의 겉넓이는 4파이알제곱이라는 걸 적분을 사용하여 증명하는 것. (새끼문제 3문항: 원주가 2파이알인 것 증명하기/ 구의 겉넓이 4파이알제곱인 것 증명하기/ 구의 부피가 삼분의 4파이알세제곱인 것 증명하기)
- 선택2: 수열의 일반항을 구하는 문제. (새끼문제 2문항: 점화식의 일반항 구하기(정석에 나오는 내용으로 이웃한 3항의 관계)/ 피보나치 수열의 일반항 구하기)

 

자연계 구술

 

 서울대 자연계 구술고사 시간은 의과대학 60분을 제외하고 15분 내외로 동일하다. 답변준비시간은 공과대학 30분을 제외하고 60분. 사범대학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교육학과와 생활과학대학만 수학 구술을 실시하지 않으며 나머지 모집단위는 수학 과학 구술고사를 모두 진행한다.

 난도는 매우 높은 편. 공과대학의 경우 함수방정식부터 극좌표계, 벡터점까지 묻는다. 지난해 공대 건축학과의 경우 오전에는 수학, 오후에는 과학과목 대신 전공적성고사가 실시됐다. 수학은 고난도의 서너 문제가 출제됐으며 전공적성고사에선 ‘시계가 시간을 공간적으로 어떻게 형성하는지 밝히고 시계를 디자인 하라’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서울대 황문규(건축학과1)군은 “결코 만만치 않다. 문제를 맞추는 것보다 어떻게 논리적으로 전개할 것인지에 주력하라”면서 “최상위권이 아니라면 결코 제한시간 30분 내에 풀지 못할 수준”이라고 전했다. 대부분 학생들이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들어가기에 당락은 ‘얼마나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느냐’에서 갈리는 편이다.
 수학의 경우 문제의 체감난도가 높아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꼈으나 문제를 푸는 데 대학과정의 지식까지는 필요하지 않았다는 게 합격자들의 평이다. 김주연(의대1)군은 “독특한 문제들이 나오기는 했으나 고교과정을 충실히 익혔다면 충분히 풀 수 있었다”면서 “미적분 문제 같은 경우엔 보통 값을 구하라거나 증명하는 문제가 나오게 마련인데 ‘주어진 적분식을 만족하는 함수를 구하라’는 식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교과과정 내에서 해결 가능하지만 평소 단순 문제풀이만 집중한 학생은 어려워할 문제였다는 것이다. 승효진(화학생물공학부1)양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문제 자체 난도가 크게 높지는 않았다. 기본기가 확실히 다져져 있고 심화문제 접근법을 알면 무난하게 풀 수 있는 수준이었다.”

 과학의 난도는 단일 교과 기준으로 최상위라고 할 수 있다. II과목에서 대학과정을 넘나드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II과목까지 평소 두텁게 학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경률 강남대성 과학논술(화학) 선생은 “평소 II과목을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결국 구술은 II과목의 연계로 접근해야 한다. 평소 공부하며 개념을 어떻게 심화시킬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고 전했다.

 화학생물공학부의 경우 크게 두 문항, 새끼문항이 세 개씩 총 여섯 문항이 출제됐다. 고 선생은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간단하게 풀 수 없는 문제”라며 “1-1은 화학식량과 몰의 개념만을 알면 풀 수 있는 문제로 화학II를 공부한 학생이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었지만 다음 문항들은 ‘전해질에 의한 수화현상이 부피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풀 수 있었다”고 전했다. 두 번째 문항도 마찬가지. 2-1, 2-2는 화학II 심화과정이었지만 마지막 문항에서 대학과정인 일반화학도 자세히 다루지 않는 ‘분자오비탈이론’이 나왔다. “소문항 1, 2는 기본적으로 흑연의 구조를 묻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정규과정만 이해하면 풀 수 있을만한 수준이었다. 소문항 1은 화학I 탄소화합물 시간, 화학II 공유결합이나 공유결정에 대해서 배울 때 흑연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어렵지 않게 그릴 수 있었을 것이다. 소문항 2는 그래핀을 추출할 때 사용하는 구리촉매를 철과의 산화화원반응을 통해 녹여내면 순수한 그래핀만 추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추론해내야 했다. 화학II의 표준환원전위 개념과 반응의 자발성을 이해하면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마지막 문항의 분자오비탈이론은 그 자체로도 내용이 워낙 어려웠다. 자기 나름의 가설을 세워 문제를 풀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고 선생은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교과서 내용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하고 답을 찾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연계 구술의 핵심은 ‘과정’과 ‘논리력’이다. 자연계 특성상 기초적 개념을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명확히 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우선이다. 기초 개념들이 낯선 문제를 만났을 때 ‘가설’을 수립해 접근하는 과정에서 활용되어져야 한다. 대부분 모집단위에서 수학 과학을 치르는 데 제한시간이 30분~1시간 이내며 문제 자체나 접근방식이 낯설다는 점에서 체감난도가 높다. 모르는 개념이라도 창의성을 갖고 가설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 ‘정답보다 풀이과정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이유다. 자연계 구술의 논리력이란 출제된 논제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며 누가 읽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해 가는 과정에서 입증된다. 추가질문을 통해 순발력과 교과지식에 대한 깊이도 따져볼 수 있다.

당연히 정의 개념 원리를 실제로 알고 논리전개에 활용 가능한지가 기본이 돼야 한다. 교수들은 추가질문을 통해 학생의 기본을 추적한다. 수학에서 ‘귀류법’‘미분’ 등의 정의를 확실히 이해하고 있는지, 문제 풀이과정을 증명할 수 있는지, 화학을 선택했다면 용어의 개념과 연관개념을 설명할 수 있는지 등을 묻는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문제가 어려울 수는 있으나 난도가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었다. 자연계 구술은 ‘정답을 맞추는 것’보다 ‘논리 정연하게 정리를 할 수 있느냐’에 무게를 두기 때문이다. 김세식 EBS 수리영역 선생은 “모르는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당연히 높다”면서 “지레 겁먹지 말고 가설을 세우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했다. 구술은 말로 설명해야 하기에 확실히 알고 있지 않으면 조리 있게 설명할 수 없다. 가설 수립을 위해서는 ‘개념’과 ‘정의’ 등을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수학 과학 등 답이 떨어지는 과목의 경우 개념의 명확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는 얘기였다. 구술은 역시 ‘지식을 쌓아온 과정’을 평가한다. 많은 학생들이 문제풀이에 너무 길들여져 있어 답만 맞추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김 선생은 “이런 지식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쌓은 지식을 논리적으로 꺼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점석 EBS 생물 선생도 “과정을 중요시 하라. 구술고사의 경우 채점하는데 들어있어야 할 내용들이 일정부분 이상 정해져 있는 편”이라며 “화학상태에 대해 논하라고 했을 때 그 과정에서 필요한 핵심적 용어들이 있다. 그런 핵심 개념을 단순히 아는 대신 완벽히 익혀둬야 한다”고 전했다. 핵심어는 반드시 교수가 추가질문을 던지게 돼 있다는 것이다. 명확하게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서울대 구술 이렇게 진행된다

 서울대 구술고사는 오전 조와 오후 조로 나뉘어 하루만에 마무리된다. 오전 조는 아침 9시부터 평가를 시작해 12시 전에 끝나고 점심 식사 후 오후 조가 2시부터 5시까지 시험을 치른다. 시간대는 수험번호로 나뉘는데 예를 들어 1~10번은 오전, 11~20번은 오후, 다시 21~30번은 오전 식으로 구분된다. 오전 조와 오후 조의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시간대별 유·불리함은 없다.

일단 지원자들은 큰 대기실에 모여 대기하게 된다. 이 시간 동안은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준비한 자료를 읽거나 MP3 휴대전화 등으로 긴장을 풀 수 있다. 긴장을 풀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이다. 많은 학생들이 불안한 마음에 화장실에 들락거리고 책을 뒤적거리지만 마인드컨트롤이 가장 중요하다.

시험을 치르는 지원자들이 모두 도착하면 면접대기실로 이동한다. 이 때 조교나 학교 관계자들이 휴대전화를 비롯한 기타 전자기기를 수거해간다. 면접수험표와 면접을 보는 순서는 상관없다. 알파벳과 번호가 쓰여진 면접수험스티커에 179번이라고 적혀있어도 세 번째 순서로 면접을 치르기도 하기 때문에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면접을 보기 전 문제를 풀어볼 수 있는 시간은 계열 및 학과별로 15~60분 정도 주어진다. 문제지는 그대로 회수해 다른 학생평가에 계속 활용하기 때문에 어떠한 흔적도 남길 수 없다. 인문계열의 경우에는 준비한 메모지에 간략하게 메모를 하면서 문제와 대답을 정리해 면접 시 참고할 수 있다. 자연계열은 면접실 앞 개인 책상에서 주어진 노트에 문제를 풀고 사용한 노트를 면접실로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 면접관은 질문을 하기 전 지원자가 정리해 놓은 노트를 살피고 추가 질문이나 풀이과정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지원자는 자신이 사용한 노트를 이용해 문제풀이를 이어나가면 된다.

면접실 입장 5분 전이라고 일러줄 때는 메모를 그만두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면접장 앞의 바구니에 모든 소지품을 넣고 노트와 필기구만 들고 입실하면 된다. 면접관은 2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서 면접을 보기 때문에 지원자의 표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수험번호를 말하고 정중히 인사를 한 후 면접에 임하면 된다. 모집단위별로 차이는 있으나, 보통 물과 물컵 정도는 면접실 안에 비치돼 있는 편이다. 수험생 신분 노출 위험 때문에 교복은 착용할 수 없다. 정장을 입는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으며 학생의 신분에 맞는 단정한 옷차림이면 된다.

면접관은 해당 모집단위 교수로 이뤄져 있다. 입실 후 대부분 간소한 대화를 통해 수험생의 긴장을 풀어주는 편. 보통 한 명은 질문을 주로, 다른 한 명은 평가와 기록으로 역할분담이 된다. 질문을 주로 하는 교수의 경우 부드러운 분위기를 주도하는 편이며, 기록을 맡은 교수는 냉정한 분위기를 풍기는 경우가 많았다.

분위기와 평가결과가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부드럽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라도 저평가 받을 수 있으며, 반면 교수의 표정이 시종일관 좋지 않거나 반박질문이 많이 들어오더라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 전체적인 면접 분위기에 휘둘릴 필요가 전혀 없다는 얘기다.

본격적인 면접은 자신의 답변을 말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모집단위에 따라 교수가 답변할 문제번호를 불러주는 경우도, 스스로 답변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추가질문은 대부분 수험생의 답변이 모두 끝난 후 한번에 하는 편이다. 추가질문에 대한 답변까지 마친 후에도 시간이 남으면 자소서 관련 내용이나 개인적인 소견 등을 묻기도 한다. 제한시간 2분 전엔 면접실 밖의 조교가 노크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주니 문제 답변을 다 하지 못했다면 마무리를 짓기 시작해야 한다.

 

많이 바뀌는 서울대 예체능

 올해 서울대 예체능계열 입시는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다. 우선 미술대학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변경해 성적에 무게를 뒀다. 기존 언수탐 중 1개 3등급 이내(디자인학부는 언수외탐 중 2개 3등급 이내)에서 올해 실기를 포함한 전형은 3개 3등급 이내(디자인, 서양학과) 또는 1개 3등급 이내(동양화, 조소과)를 충족시켜야 하며 실기를 포함하지 않는 전형(디자인학부)의 경우에는 2개 2등급 이내다. 수능기준이 강화된 셈이다. 전형요소에서도 지난해와 차이를 보인다. 실기전형에선 기초소양실기평가, 비실기전형에선 구술면접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비실기전형은 디자인학부에만 시범 도입된다. 디자인학부의 경우 올해 실기전형으로 23명, 비실기전형으로 6명을 선발한다.

실기포함전형은 1단계에서 기초소양실기평가로 1.5배수에서 5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전공적성실기평가, 서류평가, 면접 및 구술고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선발한다. 기존에는 1단계에서 서류(50)+실기(120)성적을 합산해 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170)+면접 및 구술(30)로 최종 평가했다. 지난해에 비해 서류 및 구술고사의 비중이 늘어난 셈이다. 실기고사를 치르지 않는 디자인학부는 1단계에서 서류 100%로 1.5~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면접 및 구술고사 100%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전형 변화는 ‘지적 모험심’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서울대 수시의 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공 구분 없이 한 가지 주제를 주고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하던 실기를 폐지했다. 기초소양실기평가는 여러 개의 문제를 주고 동시에 해결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서울대 미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기초소양실기평가 모의평가에선 ‘연필이나 수성펜을 이용해 3개의 문을 그리시오’ ‘주어진 종이로 문을 표현하시오’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문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리시오’ 등 3문제를 4시간 내 모두 해결하도록 요구했다. 다각도에서 주제를 해석하고 진전시켜 보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비실기전형의 경우 2단계 구술면접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구술면접의 관건은 역시 창의력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특기자전형 미대 구술면접에선 가치관을 판별할 수 있는 질문이 주어졌다. 1인당 10분 내외의 답변시간이 주어졌으며 질문은 모집단위 관련 지식이나 시사이슈에 대한 관점 등이었다.

▶ 디자인학과 면접기출
- 어떻게 취미를 갖게 되었는가? 다른 사람에게 그 취미를 설명한다면?
- 전통예술작품 활동 중에서 디자인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 자연물 중 디자인적이라 생각하는 것은?
- 요즘 뜨고 있는 시사 문제는?
- 다시 태어난다면 어느 시대 어떤 사람?
- 여성의 사회진출에 대한 생각은?
- 동성연애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음악대학>
음대 역시 전형요소와 배점이 변경됐다. 1단계에서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서류 100%로 1.5배수에서 3배수를 선발한다. 바뀐 것은 2단계 전형으로, 기존에는 실기(160)+면접 및 구술고사(40)로 진행하던 것을 서류+실기(작곡과 이론 전공 제외)+면접 및 구술고사(성악과, 기악과 제외)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구술고사의 배점이 실기성적에 4분의 1 수준이었던 것이 올해 종합평가로 변경되면서 구술이 더욱 중요해졌다. 작곡가와 국악과는 2차 실기 및 서류평가를 토대로 구술고사를 진행하며 작곡전공 및 전자음악전공은 포트폴리오를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 피아노학과 면접기출
- 피아노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가?
- 다른 악기도 배웠는데 피아노가 어떻게 자기악기라는 생각이 들었는가?
- 피아노 작품 중에 좋아하는 작품은? 그 곡에 어떤 매력이 있는가?

<사범대학·체육교육>

체육교육과는 구술고사라기보다 사정관제 성격을 띤 인성면접이 진행됐다. 지원 전공 운동종목에 대한 질문과 자신의 장단점, 학업계획 등을 물었다.

▶ 체육교육 면접기출
- 전공 운동 종목에 대한 질문. 예) 핸드볼이 인기가 없는 이유/인기 있게 하기 위한 방법/존경하는 선수
- 나의 장단점과 진학 및 졸업 후 학업계획
- 선수생활을 하면서 공부한 방법

 

(이글은 베리티스 알파의 도움이 매우 컸습니다.)

 

 

출처 : 희당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