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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미래인재전형-사범대 교육공학과 신선우

- 동아리 활동… ‘숫자’보다 ‘깊이’가 중요하죠

 

신선우 씨(서울 경복여고)는 2013학년도 한양대 입학사정관전형인 미래인재전형으로 사범대 교육공학과에 최종 합격했다. 2013학년도 미래인재전형의 경쟁률은 17.62 대 1. 신 씨가 지원한 사범계열도 20명 모집에 196명이 지원해 9.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정도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학생이라면 화려한 ‘스펙’을 자랑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신 씨가 자기소개서에 쓴 ‘의미 있는 교내활동’ 다섯 가지는 △학습멘토링 동아리 활동 △학급 회장 및 부회장 활동 △야간자율학습 및 보충수업 참여 등이었다. 특별할 게 없다. 수상경력도 참가학생 101명 중 28명이 상을 받은 교내 인재양성 프로그램 경험을 내세웠다.
주위에선 ‘내신 성적도 국어 영어 수학 과학 2.23등급으로 높지 않고, 비교과 활동 스펙도 많지 않다. 합격한 전례가 거의 없다’며 지원을 만류했다. 그런 신 씨가 ‘평범함’ 속에서 어떤 ‘비범함’을 보여주었기에 합격할 수 있었을까.

봉사경험 살려 학습멘토링 동아리 만들어
입학사정관전형 합격을 위해서 동아리 활동경험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은 신 씨의 사례를 통해 잘 드러난다. 그는 고교 3년간 2개의 동아리 활동에 집중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저소득층 아이를 대상으로 공부를 가르치는 ‘멘토스’ 활동과 교내 사랑의 집 짓기 ‘해비타트’ 활동을 했다. 최근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스펙 경쟁’에 불이 붙으며 교·내외 동아리 활동을 4, 5개 이상 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신 씨의 가장 핵심적인 활동은 ‘멘토스’ 활동이다. 고1 때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지역아동센터를 찾았다.
“중학교 때 같이 독서실을 다니던 친구가 있었어요. 뭐부터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별 생각 없이 ‘학원에 다니는 게 어때?’라고 했는데 ‘학원에 다닐 돈이 없다’고 했어요. 그때부터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꿈이 싹텄어요.”(신 씨)
신 씨는 2학년이 되자 학습멘토링 활동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하기로 했다. 동아리를 만들기 위해 다른 봉사동아리 인터넷 카페 20여 곳을 돌아다니며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하나하나 분석했다. 그는 동아리 부원을 모집하기 위해 직접 고교생들이 많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홍보글을 올리고, 주위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꼼꼼히 분석해 작성한 동아리 기획안은 결국 통과됐고, ‘멘토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

영상제작 경험을 교육공학에 연결
사범대에 지원하는 학생 대부분은 학습멘토링 경험이 있다. 신 씨가 지원한 미래인재전형 사범계열에 지원한 학생들도 대부분 비슷한 활동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신 씨는 조금 달랐다. 학습멘토링 활동을 했다는 사실보다는, 그 활동을 ‘어떻게’ 할지를 고민했다. 그는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하자 ‘동화구연’을 접목해 국어를 가르쳤다. 또 해비타트 동아리에서 동아리 홍보영상을 제작하고, 학교행사를 촬영하며 영상제작 활동을 지속해서 했다. 자기소개서의 학업계획에는 영상제작 활동을 하며 쌓은 재능을 미디어 매체를 활용한 교육에 접목하고 싶다고 풀어냈다.

실패는 나의 힘
신 씨는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하는 데 굳이 거창한 활동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많은 학생은 자기소개서에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 일을 기술해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 씨는 배려, 나눔, 협력,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쓰는 ‘인성항목’에 자신이 ‘실패’한 경험을 풀어냈다. 학급회장으로서 자폐성장애가 있는 친구를 도와주려다 오히려 불편하게 했던 경험에서 ‘성숙한 배려란 무엇인지를 깨달았다’고 쓴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에는 약 한 달 동안 자신의 활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거창하진 않지만 자신에게 의미 있으면서도 지원하는 사범계열과 연결되는 경험을 찾아내기 위해서였다.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쓸 만한 내용이 없다’ ‘내 경험은 다른 학생들과 비교하면 보잘것없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소재는 거창하지 않아도 자신이 느낀 점이 많아야 다른 학생들과의 차별성도 생길 테니까요.”(신 씨)

▼ 신영규 한양대 입학사정관 “어떤 활동을 했느냐보다 ‘어떻게’ 했는지 과정이 더 중요” ▼
한양대의 대표적 입학사정관전형인 미래인재전형은 수능 최저학력등급과 내신 성적 커트라인이 없다. 이 전형은 학생부에 기록되는 교내활동 외에 교외활동 이력도 자기소개서에 기술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지원자가 화려한 비교과 활동 이력을 자랑한다. 신선우 씨는 상대적으로 비교과 활동의 숫자는 많지 않았지만 9.8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합격했다. 신 씨를 직접 평가한 신영규 한양대 입학사정관이 밝히는 합격 비결을 소개한다.

‘진정성’은 ‘과정’에서 나와

최근 교내·외 동아리 및 봉사모임을 직접 만드는 학생이 부쩍 늘었다. 동아리를 만드는 모습을 통해 적극적인 태도와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아리를 만드는 학생이 늘어난 만큼 이제는 동아리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좋은 평가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신 씨가 만든 학습멘토링 동아리인 ‘멘토스’ 활동은 입학사정관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가자들은 동아리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아닌, 동아리를 만드는 과정과 동아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신 씨가 ‘어떤 역할을 맡아’ ‘어떤’ 활동을 했는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자기소개서에 담겨 있는 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부원을 모집한 내용, 동아리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활동 내용을 기록하는 문서를 만든 내용, 학교 진로 선생님에게 자문하고, 지역아동센터 선생님에게 동아리 교육을 요청하는 내용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다. 신 입학사정관은 “신 씨는 동아리를 발전시킨 모습에서 ‘실천적 인재’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동아리 활동을 지속적으로 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교육공학+영상제작=융합인재
입학사정관들은 입학사정관전형에서는 ‘진정성’ 있는 학생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입을 모은다. ‘진정성’은 실천하는 모습을 삶의 결과로 보여줄 때 드러난다.
신 씨가 지원한 사범계열 학생들은 대부분 어떤 이유로 ‘선생님’을 목표로 한다. 이때 진정성은 ‘왜’ 선생님을 꿈꾸는가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노력을 해왔는지를 보고 평가할 수 있다. 신 씨가 ‘진정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부분은 교육공학과 자신이 동아리 활동을 하며 재능을 키운 영상제작을 접목시킨 점이다.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며 ‘동화구연’을 활용한 점도 마찬가지다. 단,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의 생각처럼 활동의 양이 많다고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나의 활동을 하더라도 구체적인 실천 내용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신 입학사정관은 “‘한국사회의 대표적 콘텐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면접에서 묻자 신 씨는 ‘뽀로로에 담긴 교육적 가치’를 이야기할 정도로 교육공학 분야에 대해 깊이 고민해온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흥분’하지 않는 자기소개서
신 씨는 미래인재전형에 지원한 학생들 중에서도 자기소개서를 잘 쓴 학생으로 손꼽힌다. 고교생이라면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법한 평범한 경험에서도 자신만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자기소개서는 형용사와 부사를 거의 쓰지 않고 구체적인 수치를 사용하며 자기소개서를 객관적으로 썼다. 멘토링 동아리가 발전했다는 점을 ‘전국적인 연합동아리로 성장했다’라는 식으로 표현하지 않고 ‘95명의 동아리원이 8개의 센터에서 꾸준히 봉사하고 있다’는 식으로 썼다. 신 입학사정관은 “많은 학생들이 평가자가 판단할 부분을 자신이 먼저 판단해버리는 실수를 한다.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큰 반응을 이끌냈다’와 같이 쓰는 것이 대표적”이라면서 “신 씨의 경우 학생부의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은 ‘너무도 잘 수행하였음’ ‘엄청난 집중력으로 공부하고 있음’처럼 과장된 표현이 많아 설득력이 떨어졌지만 자기소개서는 객관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말했다.

 

중앙대 다빈치형인재전형, 사회과학대학 심리학과 최명진

- 독서·봉사활동… ‘실적’보다 ‘이유’를 설명하세요

심리학자가 되는 꿈을 이루는 첫 단계로 중앙대 심리학과 13학번이 된 최명진 씨(전주 영생고). 그가 최종 합격한 다빈치형인재전형은 학업수학능력, 리더십, 봉사정신, 자기주도·창의성, 문화친화성 등 5가지 능력을 두루 갖춘 ‘펜타곤’형 인재를 선발하는 중앙대의 대표적 입학사정관전형이다. 이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다양한 능력을 지닌 ‘팔방미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각종 교내외 비교과활동을 ‘타이틀’이나 ‘실적’ 위주로 늘어놓기 쉽다. 반면 최 씨는 120여 권에 달하는 독서나 수차례의 해외여행·봉사이력, 또래상담 등 이력을 소개하면서 그 ‘숫자’를 강조하기보다는 해당 활동을 하게 된 계기, 느낀 점이 많은 경험, 지망전공과의 연계성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포장’을 걷고 ‘속살’을 보여주는 방법으로 평가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할머니의 치매… ‘인지심리’에 관심
심리학과에 지원한 학생 중 어려서부터 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심리학자가 되기를 꿈꾸지 않은 학생은 거의 없을 터. 결국 차이는 꿈을 갖게 된 동기에서 나타나는 ‘진정성’이다. 최 씨의 자기소개서에선 봉사활동을 한 총 시간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최 씨는 친할머니의 치매를 지켜보며 ‘인지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야기, 다른 봉사자를 보면서 자신의 진정성을 돌아본 경험을 소개해 지망전공이 자신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드러냈다.
“중3 때부터 6년간 노인복지시설인 ‘하늘나무복지원’에서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 식사하고 목욕하는 걸 도와드렸어요. 치매를 겪는 친할머니를 자주 찾아뵙지 못한 마음이 동기가 됐어요.”(최 씨)

심리학에 ‘중독’… 소설도 ‘인물 심리’에 주목해
최 씨는 독서활동 이력을 소개할 때도 단순히 ‘어려운 책을 많이 읽었다’는 인상보다는 책은 왜 읽었는지, 무엇에 초점을 맞춰 읽었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최 씨가 고교 3년 동안 읽고 독서교육지원시스템에 등록한 책은 총 120여 권으로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그는 책을 읽으면서 주목한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소설 작품 한 편에서도 자신의 지망전공인 심리학과 연결해 해석하고자 노력한 점을 자연스레 어필한 것.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면서는 실종된 엄마를 두고 책임 공방을 벌이는 형제들의 갈등과 심리변화 양상을 들여다봤어요.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기회도 됐고요.”(최 씨)

또래상담 경험… ‘관심도’ 보다는 ‘깨달은 점’에 초점
고1 때 ‘솔리언 또래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한 최 씨. 그가 3년 동안 꾸준히 진행한 또래상담동아리 활동은 직접 인간의 심리를 연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심리학에 관심 있는 학생이 또래상담 활동을 한 사실이 특별한 이력이 되기는 어려운 게 사실. 심리학과에 지원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상담’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 씨는 고2 때 또래상담동아리의 부기장을 맡았을 당시 리더십 발휘에 실패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방법으로 예비 심리학도로서 의미 있는 경험을 했음을 제시했다.
“후배들이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태도가 적극적이지 않은 점을 바로잡기 위해 후배들을 일방적으로 다그치다 보니 후배들과의 관계가 나빠졌어요. 상담자가 되려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존중하지 못한 것을 반성했죠. 상담심리의 ‘기본’을 깨달은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담았어요.”(최 씨)
한편 최 씨의 고교생활 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은 다양한 해외여행과 봉사활동 이력. 하지만 최 씨는 자신이 여행한 국가 목록을 나열하면서 ‘글로벌 시대에 맞는 안목’ 같은 능력을 어필하려 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주변의 만류를 뒤로하고 떠난 인도 봉사활동에서 자신이 앞으로 심리학을 계속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한 경험을 꺼내 평소 지망전공에 대해 깊이 고민했음을 어필했다.
“가난하지만 행복함을 잊지 않는 인도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행복을 보지 못하는 제 내면을 살피는 과제를 얻었어요. 그때 절실하게 느낀 마음을 자기소개서에 그대로 풀어낸 것이 심리학과에 합격한 비결이 아닐까요.”(최 씨)

 

▼ 탁하얀 중앙대 입학사정관 “활동이력보다 지망전공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드러내야” ▼
최명진 씨는 2013학년도 중앙대 입학사정관전형 다빈치형인재전형으로 심리학과에 지원한 225명 중 총 8명의 최종합격자 가운데 종합성적 1등으로 선발됐다. 최 씨는 평범한 독서, 동아리, 봉사활동에서도 ‘심리학’과 관련해 배울 점을 끌어낸 과정을 구체적으로 풀어내며 합격의 꿈을 이뤘다. 전형과정에서 최 씨를 직접 평가한 탁하얀 중앙대 입학사정관이 밝히는 최 씨의 합격비결을 소개한다.

내신 성적보단 성적을 올린 ‘과정’에 주목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이 놓치는 것이 내신 성적 관리의 중요성. 하지만 평가자가 주목하는 것은 성적 자체보다는 성적을 꾸준히 향상시키려 노력한 모습과 방법 등에 있다. 특히 지원자가 대학에서 전공영역을 적절히 공부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명확한 확신을 줄 수 있으면 된다.
탁하얀 입학사정관은 “최 씨의 경우 학업수학능력 부문에서 1, 2학년 때 비교과활동을 열심히 하면서도 친구들과 자기주도학습 동아리를 운영하며 내신 성적을 1.72(고1)에서 1.38(고3)로 꾸준히 향상시킨 점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올해 다빈치형인재전형 심리학과 합격의 평균 내신 성적은 중앙대 환산 기준 2∼3등급. 최 씨는 중앙대 환산 기준 1.58등급이다.

지망전공에 대해 깊이 ‘탐구’한 흔적에 점수
입학사정관전형에 지원하는 학생 중 상당수는 자신의 지망전공과 관련해 깊은 고민의 흔적을 어필하지 못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탁 입학사정관은 “학생들은 앞으로 무엇을 공부하겠다는 ‘미래’의 이야기를 하려 하지만 평가자는 고교생활 동안 지원자가 지망전공을 깊이 탐구한 ‘과거’의 이야기를 보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최 씨의 경우에는 고교생활 동안 심리학 관련 독서를 하고 관련 교내 동아리를 직접 만들어 운영하면서 심리학의 상담심리, 인지심리 등 하위갈래 중 인지심리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을 상세히 풀어낸 점이 돋보였다. 상당수 심리학과 지원자들이 심리학과의 학문영역 중 일부에 불과한 ‘상담’에만 관심을 보인 것에 비해 전공적합성 측면에서 타 학생보다 믿음직한 인상을 주었다.

‘실패→이유→깨달음’ 구조 스토리에서 진정성 보여
많은 수험생들은 자기소개서 등 서류에 자신의 경쟁력을 최대한 눌러 담겠다는 부담 때문에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열거하려다 보니 그 에피소드에 담긴 맥락과 이유, 과정을 제대로 부각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원자가 인상 깊게 깨닫거나 배운 점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사례를 골라 그와 관련한 스토리를 자세히 서술하는 것이 좋은 방법.
탁 입학사정관은 “최 씨는 자기소개서는 단순 이력을 시간순서로 나열하는 타 지원자들의 것과 차이를 보였다.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리더십 발휘에 실패한 경험을 소개한 부분에선 자신이 잘못한 점,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 전공영역 측면에서의 깨달음 등의 구조를 갖춰 스토리를 서술한 점이 큰 장점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해외 봉사이력, 평가 대상 아니지만 ‘느낀 점’ 서술에 주목
입학사정관전형 지원자 중 일부는 대규모 조직을 이끈 경험이나 해외 봉사활동에 참여한 ‘스펙’을 강조한다. 하지만 평가자가 지원자의 서류에서 주목하는 것은 활동 이력의 규모나 횟수, 권위보다는 해당 활동을 통해 자신이 인성과 지망전공 측면에서 무엇을 얻었는지에 있다.
최 씨는 해외여행, 봉사경험을 자기소개에서 소개하면서 지망전공 측면에서 새롭게 깨달은 점을 어필하는 데 주력했다. 탁 입학사정관은 “최 씨가 해외에서 여행이나 봉사활동을 많이 한 이력은 일반적인 수준은 아니므로 그 자체가 평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다만 인도 봉사활동에서 느낀 점을 진솔하게 풀어낸 ‘방식’은 참고할 만한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 동아일보, 2013.4.9.

 

서강대 학교생활우수자전형-국제인문학부 국어국문학과 13학번 하지형

- “교내활동만으로는 합격 불가? 제가 바로 증인이죠”

서강대 입학사정관전형인 ‘학교생활우수자전형’을 통해 국어국문학과 13학번이 된 하지형 씨(18·서울 선일여고 졸). 이 전형 지원자 중에는 고1 때부터 자신의 진로에 맞춰 각종 교내외 활동이력을 탄탄히 쌓은 이들이 상당수다. 이들에 비하면 하 씨는 고3 초반까지도 입학사정관전형에 지원할 계획이 없었을 정도로 이렇다할 ‘대책’이 없었던 경우. 하지만 하 씨는 광고 카피라이터 꿈을 지닌 그가 국어국문학과에 지원한 이유를 진솔하게 설명하고 고교생활 동안 크고 작은 교내 활동을 하며 자신이 어떤 성장을 이뤘는지를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결국 10.60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최종 합격의 꿈을 이뤘다.

광고인 꿈꾸는 국문학도… ‘언어에 대한 관심’ 부각
입학사정관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비교과활동도 장래희망과 지망전공에 직접 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중심으로 부각해야 합격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 이런 시각이라면 광고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다면서 광고홍보 관련 전공이 아닌 국어국문학과를 선택한 하 씨는 ‘번지 수’를 잘못 짚은 경우가 아닐까? 그렇지 않다. 하 씨는 서로 동 떨어져 보이는 자신의 꿈과 지망전공 간의 연관성을 충분히 설명하는 방법으로 진정성을 어필했다.
“어릴 때 어두운 가정환경 탓에 한때 안 좋은 생각을 할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자살’이란 단어를 뒤집으면 ‘살자’가 된다“라고 말한 방송인 고 최윤희 씨의 말에서 힘을 얻었어요. ‘언어’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위대한 힘을 지님을 새삼 느끼게 된 경험이었죠.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적 감수성을 키워 말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광고인이 되겠다는 계획을 자기소개서에 촘촘히 서술했어요.”(하 씨)

교내활동… 겉은 ‘평범’ 속은 ‘도전정신’
장래희망과 학과지원동기는 명확했지만 다른 지원자들처럼 토익(TOEIC) 고득점 성적이나 모의UN대회 수상경력 같은 눈에 띄는 ‘스펙’이 없어 입학사정관전형 지원여부를 놓고 망설였다는 하 씨. 하지만 ‘학교생활우수자’라는 전형 이름에 주목한 한 씨는 평소 ‘마음 가는’ 대로 다방면의 교내활동에 참여한 자신만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남들 앞에서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저의 공포심을 극복하기 위해 고1 때 학교 토론동아리 활동을 시작했어요. 활동 초기에는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친구들에게 다소 위축되기도 했지만 토론자료를 더 꼼꼼히 모으면서 노력한 결과 학교 대표로 출전한 ‘제1회 은평구 고등학생 의회식 토론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죠. 자신감을 크게 얻고 고 1, 2 때는 학급회장, 고3 때는 전교 학생회 부회장까지 맡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어요. 이 모든 과정을 자기소개서에서 풀어냈죠.”(하 씨)
한편 그는 고2 때 교내 교지편집반에서 활동할 당시의 이야기를 제시하기도 했다. 디자인편집을 맡을 인력이 없어 제작이 어려움에 처하자 자신이 포토샵, 베가스 등 전문디자인편집프로그램을 직접 익혀 제작활동을 정상화한 스토리. 도전정신을 강조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자기소개서… 평가자 의식 않고 진솔하게 써내
입학사정관전형 지원자 중 상당수는 평가자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니 사소하지만 소중한 의미를 지닌 경험들을 쉽게 버리는 실수를 범한다. 하 씨는 당시 광고 카피라이터의 꿈, 교내 체육대회 수상경력, 포토샵을 배워 교지를 만든 이야기 등은 국어국문학과 지망생과 어울리지 않으므로 자기소개에서 빼는 게 낫겠다는 주변의 조언을 들었지만 오히려 자신을 설명하는 소중한 키워드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카피라이터의 꿈을 심어준 결정적인 ‘한 마디 말’을 자기소개서에 소개할 때도 그 말을 한 유명인의 실명을 쓰지 말고 대신 ‘TV를 보던 중 들은 말’ 정도로 표현하는 게 낫겠다는 주변의 조언이 있었어요. 하지만 최대한 ‘디테일’을 살려 사소한 경험도 진솔하게 서술한 덕분에 합격의 꿈을 이뤘다는 점을 후배들이 참고했으면 좋겠어요.”(하 씨)

 

▼ 유신재 서강대 전임 입학사정관 “성취 자체보다는 어떤 ‘성장’이 있었는지 설명해야” ▼
서강대의 입학사정관전형인 학교생활우수자전형은 교과학습과 각종 교내 비교과활동에 충실히 임했는지, 자기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에 주목해 학생을 선발한다. 지원자들은 화려한 교내외 활동실적을 내세우지만 평가자는 학생의 활동이력 자체보다는 해당 활동에 왜 도전했으며 그것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주목한다. 하 씨는 과연 자신의 고교생활에서 이뤄낸 성장을 어떻게 소개했기에 합격의 꿈을 이룰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을 유신재 서강대 입학사정관으로부터 들어보자.

꿈을 갖게 된 과정을 촘촘히 설명해 설득력↑
입학사정관전형 지원자 중 자신의 장래희망을 자기소개서에 쓰지 않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꿈을 갖게 된 이유와 과정을 평가자에게 ‘친절하게’ 설명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중국어과에 지원했다”면서 향후 계획은 유명 로펌의 기업전문 변호사가 되는 것이라고 밝혀 말의 앞뒤가 안 맞는 지원자도 있다.
하 씨의 경우 ‘어두운 가정환경→인생 비관→유명인의 말에서 희망을 얻은 일→카피라이터 꿈’으로 이어지는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연결된 점이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말로써 감동을 주는 광고인의 면모를 길러 성장하고 싶다’는 자기소개서 속 표현을 통해 장래희망과 지망전공을 적절하게 연결한 것. 유 입학사정관은 “아버지와 관련한 일화, 방송인 고 최윤희씨를 언급하며 카피라이터의 꿈을 갖게 된 계기, 광고 카피라이터를 꿈꾸면서 광고홍보 관련 학과가 아닌 국어국문학과를 선택한 동기도 자기소개서에서 충분히 설명됐다”면서 “눈에 띄는 역경극복 스토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키우는 데 씨앗이 된 사소한 일이라도 찾아본 ‘성찰의 과정’을 담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도전의 계기와 성취의 의미를 충분히 설명해
학교생활우수자전형 지원자들은 평가자가 ‘대단하게’ 느낄 만한 교내활동을 우선순위로 부각하는 반면 정작 면접에선 해당 활동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하는 우를 종종 범한다. 유 입학사정관은 하 씨의 경우 각종 교내활동에 도전한 계기와 그 성취로 인해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한 점이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하 씨가 자기소개서에서 강조한 △토론반 활동 및 토론대회 수상 △교지편집반 활동 △교내 논문쓰기대회 참가 등 활동은 타이틀만으로 보면 다른 학생의 서류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이력들. 하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내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 토론반에서 가입했다. 마침내 토론대회에서 수상해 자신감을 얻고 학급 임원도 맡을 수 있었다’고 토론 활동의 계기와 이후 성취를 상세히 설명한 점은 다른 지원자와 달랐다.

수학경시 도전, 체육활동 충실… 다방면 ‘열정’에 점수
이 전형에 대해 학생들이 흔히 갖는 또 다른 오해는 지망전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스펙만 어필해야 한다는 생각.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라면 모두 자신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유 입학사정관은 말한다. 유 입학사정관은 “국어국문학과를 지원한 하 씨가 수학개념노트를 꾸준히 작성해가며 공부해 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서 수차례 수상한 점이 특별했다”면서 “‘체육대회 때마다 반 대표선수로 뛰며 체력적인 면도 소홀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라고 말한 부분에서는 하 씨가 다방면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 점을 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 동아일보, 2013.4.16.

 

 

출처 : 희당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