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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입학사정관제는 애물단지?

《 ‘신나는 공부’는 오늘부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국내 20개 주요 대학 입학처와 함께 ‘입학사정관제 바로 알자’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 학부모와 일선 교사에게 대입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려는 취지입니다. 이번 캠페인에는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국민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아주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한양대 한국외국어대 홍익대 등 총 20개 대학이 참여합니다. 매주 이들 대학에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해 합격한 학생과 해당 대학 입학 담당자의 인터뷰가 소개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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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입 입학사정관제를 둘러싼 논란이 최근 뜨겁다. 일각에서는 입학사정관제의 부작용이 적지 않은 만큼 모집인원을 축소하거나, 전형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입학사정관제의 순기능이 많은 만큼 부작용을 보완하며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팽팽히 맞선다. 교육부는 “입학사정관제는 ‘양날의 칼’과 같으므로 장점을 살리면서 문제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 교육현장에는 대입 입학사정관제를 둘러싸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일부 부작용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이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입학사정관제 도입한 뒤 진로교육 활성화
일선 고교와 학생들이 진로활동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면서 동아리 및 각종 체험활동에 적극 나서는 점은 입학사정관제 확대가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다. 특히 최근엔 학생이 직접 동아리, 봉사, 관심분야 학습 모임 등을 만드는 경우가 늘었다. 학생이 주도적으로 모임을 만들며 적극성과 리더십을 보여 주면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좋은 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조대휘 인천 인제고 진학지도상담 교사는 “1학년 때부터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이 늘었다. 진로목표가 뚜렷한 학생에게 유리한 입학사정관전형의 선발 인원이 늘어나면서부터다”라면서 “우리학교 1학년 학생들은 3월 한 달간 담임교사와 상담하고, 진로특강을 들은 뒤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동아리에 가입한다”고 말했다.
뚜렷한 진로목표를 가진 입학사정관전형 합격생들은 대학 입학 뒤에도 다른 학생과 비교해 높은 학업성취도를 보여 준다. 한양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0∼2012학년도 3년간 입학사정관전형으로 한양대에 합격한 학생의 학점평균은 3.43(4.5만점)로 정시모집 일반전형 합격생보다 0.16 높다.
이정은 한양대 입학사정관은 “각 학과의 성적 최상위권 학생들은 대부분 입학사정관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이라면서 “학교를 중간에 그만두는 비율도 입학사정관전형 합격생이 정시모집 합격생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스펙경쟁’ 과열… “합격엔 도움 안돼”
대입 입학사정관제를 둘러싼 문제는 학생들 사이에서 비교과 활동 ‘스펙 경쟁’이 과열되면서 시작됐다.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일부 상위권 대학은 스펙이 화려한 학생을 선호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런 현상이 심화됐다. 경기지역 고3 임모 양은 “친구들이 동아리 활동 이력을 계속 늘리는 걸 보니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서 “그동안 교내외 동아리 활동만 4개 이상을 했고 얼마 전 중국어 잡지를 만드는 전국연합 동아리에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는 다른 학생들과 차별화된 이력을 쌓기 위해 교외에서 별도의 비용을 지출하며 비교과 활동을 마련한다. 서울의 고3 조모 군은 “학생들 사이에는 돈이 많은 집안의 학생들이 입학사정관제 합격에 유리하다는 소문도 있다. 해외 봉사활동처럼 남들이 갖추기 어려운 스펙을 쌓기 쉽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교내활동을 제외한 불필요한 교외활동은 합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박정선 연세대 선임입학사정관은 “일부 합격생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그 학생이 했던 활동을 ‘모범답안’처럼 따라 하는 학생도 생겼다. 특히 합격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교외대회 수상실적과 공인어학성적이 합격을 위해 필요한 ‘스펙’인 것처럼 소문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비교과 활동의 양이나 남들이 하지 못하는 활동을 했다는 차별성 자체는 직접적인 평가요소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인 김모 교사는 “아직도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모른 채 인터넷과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만 듣고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한다”면서 “입학사정관제 자체에 문제가 있기보단 정보가 부족해 혼란과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학교생활 충실자 전형-영어학부 13학번 권수진

 

' 생각준비’. 경희대 영어학부 13학번 권수진 씨(창원 중앙여고)의 합격 비결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권 씨는 경희대 입학사정관전형 중 하나인 학교생활충실자전형으로 합격했다. 이 전형은 지원자를 대상으로 1단계에서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 100%를 반영해 모집정원의 4배수를 선발한 뒤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활동자료 및 실적물 등을 바탕으로 2단계 서류평가를 진행한다. 이 전형의 지난해 전체 경쟁률은 7.581. 권 씨가 지원한 영어학부는 8.88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전형은 면접을 실시하지 않으므로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입학사정관에게 자신의 진면목을 알릴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권 씨는 자기소개서에 어떤 내용들을 효과적으로 녹여냈을까.

 

지원자의 환경이 성장과정에 미친 영향

 경희대는 자기소개서 문항에 따라 1000~1500자 이내로 작성할 것을 요구한다. 다른 대학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분량을 요구하는 것. 자칫하면 분량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에 나열식 글쓰기가 되기 쉽다. 지원자의 환경과 성장과정을 묻는 문항도 마찬가지.

 권 씨는 문항이 요구하는 가족, 학교, 지역, 국가 중 가족에 초점을 맞춰 2가지 사례로 자기소개서를 구성했다. 하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맞벌이를 하는 부모를 도와 유치원에 다니는 동생을 돌봤던 이야기. 이 과정에서 생겨난 책임감이 자기주도적 학습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른 하나는 성실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의 영향을 받아 자신도 부지런한 생활자세를 가질 수 있었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과 칭찬을 받은 계기가 됐다고 정리했다. 권 씨는 가족과 학교, 지역과 국가 등 질문에서 요구하는 모든 내용을 다룰 수는 없기 때문에 자신을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낼 주제를 선정해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

 경희대 자기소개서 2번 문항은 2개 주제 중 하나를 골라 전개하는 방식이다. 권 씨가 배려와 나눔 등의 실천 사례를 선택한 이유는 경희대 입학사정관전형의 평가요소 중 하나가 인화관계성인데, 이 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권 씨는 2학년 때 학급반장을 하면서 느꼈던 협력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춰 정리했다. 적극적인 수업분위기를 만들고 최다독반, 환경미화 우수반 선정 등 구체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구성원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이루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반장인 자신의 솔선수범에 있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구성원 모두가 한뜻으로 움직일 수 있었고 목표로 했던 최다독반과 환경미화 우수반에 선정될 수 있었다고 내용을 정리했다. 리더십의 실천과정을 경희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창학 정신의 하나인 협력과 연결시킨 것이다.

 

지원 학과() 진학을 위해 기울인 학업적 노력과 활동

 그는 3가지로 주제를 나눴다. 하나는 외국어고 진학에 실패한 후 자신의 부족한 실력을 채우기 위해 TEPS 900점 이상을 목표로 도전했던 과정을 담았다. 비록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영어학습에 대한 자극제가 됐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썼다. 두 번째는 교내 영어말하기대회. 이 대회에 2년 연속 참가하면서 그 준비과정을 담았다. 마지막은 교내 영어토론동아리 활동이었다.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교내 영어토론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하는 과정에서 생긴 운영상의 문제점을 극복해나간 모습을 정리했다.

 3번 질문은 1500자 내외로 써야 해서 자칫하면 주제가 흔들리기 쉽고 나열식 글쓰기가 될 수 있어요. 저는 학업적 노력과 연구, 동아리 활동에 초점을 맞춰 자연스레 흐름이 이어지도록 풀어냈죠. 학교생활기록부에서 확인이 가능한 내용 위주로 정리했어요.”

 

학과() 지원 동기와 입학 후 학업(진로)계획

 많은 수험생은 이 질문에 대해 이런 저런 과목을 공부해 졸업하면 무엇을 하겠다처럼 나열식으로 내용을 담는다. 권 씨는 대학에 입학한 후 한 교수님으로부터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서 영어학부에 지원했다는 식으로 적었다면 입학사정관전형으로 합격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씀을 들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학과() 자체가 공부의 목적은 아니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원대한 꿈을 먼저 설정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수단의 차원에서 학과 공부계획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UNEP(유엔환경계획)에서 일하고자 하는 권 씨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영어학부를 선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입학 후에는 이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편으로 해외봉사단 활동과 ‘UNEP ANGEL’이라는 대학생연합 환경동아리 활동을 해나갈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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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경희대 입학사정관의 꼼꼼 컨설팅

 

경희대 학교생활충실자전형은 면접이 없습니다. 자기소개서는 수험생과 입학사정관이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셈입니다. 박진만 경희대 입학사정관(사진)이 경희대 영어학부 13학번 권수진 씨의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권 씨의 합격 비결과 함께 뛰어난 자기소개서를 쓰는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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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 입학사정관들이 1번 문항에서 주의 깊게 보는 사항은 남을 배려할 수 있는 공동체 정신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경희대는 협동을 중요시합니다. 창학 정신 중 하나로 건설적인 협동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따라서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실적을 나열하기보다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권 씨가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경희대는 자기소개서 문항별로 요구 내용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여러 활동이나 경험이 어떤 과정을 통해 나를 성장시켰는지를 담아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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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번 질문은 두 가지 내용 중 하나를 선택해 답하는 것입니다. 하나는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어 과정과 느낌 점을 기술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자신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개인적 자질을 말하고 그로 인해 가장 자랑스러웠던 경험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경희대는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기 때문에 이 점을 감안한 수험생들이 첫 번째 내용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앞에서 강조했던 것처럼 사례를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이 중요합니다.

 권 씨의 자기소개서는 그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이 무엇인지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은 점이 다소 아쉽습니다. 예를 들어 ‘1년 내내 깨끗한 교실을 유지했습니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1년 내내 깨끗한 교실을 유지했는데 이를 통해 솔선수범 리더십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는 점을 첨부했다면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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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수험생들이 이 질문을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원하는 학과()의 홈페이지에서 배우는 과목들을 그대로 복사해 나열하거나 ‘OO그룹에 취업하기등의 내용을 담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이 질문은 자신이 이 전공을 통해서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를 묻는 것입니다. 권 씨는 전공 분야에 대한 진로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우수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경희대 해외봉사단 활동에 참가하겠다고 했는데, 지원대학에 관심이 없었다면 자기소개서에 담기가 어려운 내용입니다. 입학사정관에게 지원자의 적극성을 알려줄 수 있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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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SS,  2013-04-12 | 117호

 

성균관대 성균인재전형-사회과학계열 13학번 홍희문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해외 아동후원기관에서 일하기를 꿈꾸는 홍희문 씨(18·전북 군산여고 졸·사진)2013학년도 성균관대 대표 입학사정관전형인 성균인재전형으로 사회과학계열에 최종 합격했다. 면접 평가 없이 오직 서류(학생부·자기소개서·추천서)로만 학생을 선발하는 이 전형의 전체 경쟁률은 13.691. 홍 씨가 지원한 사회과학계열은 무려 22.86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전형은 서류로만 평가하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화려한 스펙이 필수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홍 씨의 활동은 특별하지 않다.

 교내에서 진행한 봉사와 스터디그룹, 임원, 교내 학생회가 기반인 연합동아리 등의 활동으로 장점을 충분히 어필했다. 해외봉사, 외부대회 수상 같은 스펙이 아니더라도 교내 활동에 충실한 학생이라면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희망진로계획

 몇몇 고교가 모여 활동하는 연합동아리가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다. 더 큰 규모의 집단에서 이색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이러한 사례가 부쩍 늘어난 만큼 이제는 연합동아리에서 활동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워졌다. 동아리에서의 자기 역할, 동아리 활동으로 얻은 역량을 보여줘야만 한다. 

 홍 씨는 고2 때부터 1년간 전북 군산시 8개 고교 학생회 임원들이 모인 연합동아리 이클립스에서 활동했다. 그는 이곳에서 학교 대표로 활동하면서 청소년 축제인 문화존’, 무료 공부방 아이들을 위한 바자회 등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했다. 이때의 활동으로 홍 씨는 아동 및 청소년 복지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 진로를 설정해준 이클립스 활동을 자기소개서 중 역량을 잘 드러낸첫 번째 활동으로, ‘학업 및 진로계획문항 글감으로 선택해 작성했어요. 동아리 활동으로 청소년 복지에 관심이 생겼고, 유니세프 같은 기관에서 복지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적었지요.” 

 

학업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한 사례

 최근 자기소개서 학업능력 향상항목에 학습 멘토링’ ‘또래 멘토링’ ‘스터디그룹등 여럿이 함께하는 학습활동을 작성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어떻게 차별 점을 내세울까. 홍 씨도 자기소개서에 스터디그룹스토리를 작성했다. 하지만 스터디그룹으로 공부했다는 사실보다는 공부를 어떻게했는지, 이를 통해 어떤 능력을 얻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썼다.

 홍 씨의 내신 성적은 1등급 초반. 실제 성균인재전형 합격생의 내신 성적 폭이 1~5등급임을 감안하면 홍 씨의 내신은 매우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유독 수학만큼은 성적이 좋지 않았던 그는 고1 후반부터 일주일에 21시간씩 친구들 앞에서 풀이과정을 쓰고 발표하는 학습을 시작했다. “스터디그룹 활동을 통해 수학실력은 물론 발표능력, 적극적인 태도,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시각 등이 발전했다는 사실을 자기소개서에 작성해 저의 변화된 모습을 강조하려 했어요.” 

 

배려·나눔을 실천한 사례

 교내 봉사활동도 자기소개서의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다. 이때 수백 시간에 달하는 수치화된 봉사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다. 봉사를 통해 발전된 내 모습을 어필하는 게 좋다. 홍 씨는 교내 향파 봉사단에서 활동했다. 격주 토요일에 요양병원을 방문해 노인 분들의 말벗이 되고 발마사지를 했던 활동이었다. 홍 씨는 봉사를 단순히 그날의 체험으로만 끝내지 않았다. 활동을 발전시켰다. 노인 복지 관련 책을 찾아보며 관심을 키웠고, 복지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도 갖게 됐다. ‘배려’ ‘나눔을 실천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진로와 연결시킨 것이다. 

 

리더십 활동

임원활동은 자기소개서 리더십 관련 문항의 단골 소재다. 그만큼 뻔한이야기라는 말. 따라서 같은 반장을 했더라도 리더의 위치에서 어떻게 활동했고, 얻은 역량은 무엇인지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 

 홍 씨는 자기소개서에 학생회 임원 및 3학년 부실장 활동을 적으며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강조했다. “남을 이끄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교내 학생회에 가입했어요. 학교 축제를 개최하고 학생회 회의에 참여하면서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을 체득하고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사실을 자기소개서에 풀어냈죠. ‘리더를 맡았다보다는 리더라는 자리를 통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학생으로 변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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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 성균관대 입학사정관의 꼼꼼 컨설팅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학사정관의 시선을 사로잡은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 13학번 홍희문 씨의 자기소개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요? 홍 씨의 자기소개서와 이를 직접 평가한 조범현 성균관대 입학사정관(사진)이 밝히는 합격의 비결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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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균인재전형 자기소개서 1번 문항에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활동 10가지를 적습니다. 상위 3개는 300자 이내로, 나머지 활동 7개는 100자 이내로 작성합니다. 수험생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활동 순서대로 작성하기를 추천합니다. 또한 학생부에 적힌 활동을 자기소개서에 다시 적더라도 활동 10가지는 빈칸 없이 기입하는 게 좋습니다.

 자기소개서는 자기 자랑서와 같습니다. 성실 열정 리더십 배려심 등 장점을 최대한 많이 자랑해야 입학사정관이 학생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활동 내용을 300자 이내로 압축해 작성해야하므로 답변은 두괄식으로 작성하는 게 유리합니다. 강조하고 싶은 내용을 가장 먼저 작성하세요. 예를 들어 같은 동아리활동을 했더라도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면 역할에 대한 내용을, 동아리의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관련 내용을 먼저 어필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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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인재전형은 면접평가 없이 오로지 서류(학생부·자기소개서·추천서) 100%로만 선발합니다. 증빙서류를 만들고 면접을 대비하는 등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하면서 발생하는 별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홍 씨의 자기소개서에는 단순히 어떤공부를 했다는 것 외에 학습능력을 어떻게향상시켰는지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겨있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그래서 어떤 결과를 얻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면 더욱 탄탄한 자기소개서가 되었을 것입니다. 자기소개서에는 활동의 과정을 담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이 너무 확산되다 보니 오히려 성취에 대한 내용이 부족한 경우가 있습니다. ‘스펙결과만을 나열하라는 건 아니지만,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어떠한 역량을 얻게 되었는지도 작성한다면 더욱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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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 씨는 진로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우수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자기소개서는 미래지향적인 것보다 과거지향적으로 작성하는 게 좋습니다. , ‘나는 ○○를 하고 싶다’ ‘입학 후 △△를 할 것이다같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소망을 말하기보다는 나는 □□ 활동을 했었는데 그때 얻은 역량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을 할 것이다처럼 작성하는 게 낫습니다. 과거 활동을 통해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홍 씨처럼 뚜렷한 꿈을 가진 학생이 아니더라도 입학사정관전형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균관대는 인문과학계열’ ‘사회과학계열등 계열별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개별 학과와 관련된 전문적인 전공적합성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인문학적 혹은 자연과학적 소양이 있는지만 보여주세요. 또한 자신의 꿈이 확실하지 않다면 3번 문항 중 배려 나눔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 ‘리더십 경험등 다른 질문을 선택해 자신의 장점을 자랑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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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SS, 2013-04-12 | 117호 

 

 

 

 

 

출처 : 희당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