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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 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수능 성적으로 정한 자격 기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의 정의입니다. 수시 모집의 의미도 떠올려봅니다. 점수로 줄 세우기보다 지원자의 가능성과 장점을 보고 ‘미리’ 선발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 출발은 지원 대학과 전형을 결정해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정시와 달리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수시 지원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미즈내일> 공교육 자문 교사들과 함께 2013 수시 모집에 지원한 1만3천여 명의 합격·불합격 사례에 대한 방대한 분석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내신과 수능 성적의 조합에 따라 지원 대학과 합격 대학을 정리하니 명료한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수시 모집의 성패도 수능에 달렸다’는 것.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수시 전형 전반에서 지원은 물론 합격과 불합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준선으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2014 수시 모집 원서 접수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우선 이번 기획 기사는 수험생들을 위한 가이드 역할에 충실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대입 간소화 방안 발표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 선발 역량의 한계에 다름 아닌지, 불가피한 안전장치인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Special
Part 2
 
인문 계열 K군 & 자연 계열 L양의
2014 수시 성공 지원 전략 가이드
 

2013 수시 합격·불합격 사례 분석은 곧 수시 지원을 결정해야 하는 고3 수험생들에게 구체적인 가이드를 주기 위함이다. 분석팀 교사들과 함께 인문 계열 K군과 자연 계열 L양의 6월 모의평가와 내신 성적을 샘플로 2014 수시 지원 전략과 마무리 학습 전략을 정리해봤다.

 
취재 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
 
Case 1
 
11구역(내신 2.5~3.5 > 수능 3.5~4.5)에 속한 인문 계열 K군
논술 · 적성 전형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점검 최우선
인문 계열인 K군은 국어·영어·수학·사회 내신이 2.8등급이고, 수능 4개 영역 평균은 4.0등급이다. 앞서 분류한 21개 구역 중 내신 성적이 2.5~3.5등급이면서 수능 성적이 3.5~4.5등급인 11구역에 속한다. K는 논술 고사를 통해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기를 원한다. K가 선택할 수 있는 대학과 전형에는 무엇이 있을까?
 
Step 1
수능 최저 학력 기준으로 ‘3등급 2개’ 내건 논술 전형을 공략하라!
2013학년 수시 모집에서 11구역 학생들은 주로 동국대 논술 전형, 국민대 논술 전형, 가천대(글로벌) 적성 전형에 지원했다. 하지만 합격자는 가천대(글로벌) 적성 전형,
수원대 적성 전형, 단국대(죽전) 면접 전형에서 나왔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논술 전형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 때문이다. 2013 수시에서 동국대와 국민대는 국어·수학·영어 중 1개 2등급을 최저로 걸었다. 이 구역 학생들이 대부분 충족할 수 없는 조건이다. 논술 실력은 전혀 반영될 수 없었다. 가천대 적성 전형은 글로벌경영학 트랙과 경찰·안보학과를 제외하면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없었다. 하지만 가천대 적성 고사는 수능형으로 출제되는데다 언어, 수리, 외국어 중 언어와 외국어 배점이 5점으로 높았다. 수능 준비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따라서 K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충족 여부다. 현재 3등급 2개를 충족하는 상황. 2014 수시 논술 전형에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곳은 2개 영역 등급 합 6을 제시한 가톨릭대 논술 우수자 전형, 광운대 논술 우수자 전형, 인하대 일반 전형이다. 1개 3등급을 제시한 상명대 일반 학생 전형도 안정권. 수도권 대학 논술 전형 중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전략이다.
 
Step 2
1등급만 올려도 상황은 달라진다!
K가 3등급인 국어B형과 수학A형을 집중적으로 공부해 1등급을 올릴 수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만약 국어B형이 2등급이고, 수학A형이 3등급이라면 K는 1개 영역 2등급을 수능 최저 학력 기준으로 제시한 단국대 논술 우수자 전형, 1개 영역 2등급이면서 1개 영역 3등급을 내건 아주대 일반 전형, 2개 영역 등급 합 5 이하인 건국대 논술 우수자 전형, 경희대 논술 우수자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Step 3
변수 많은 논술, 최저 내건
교과 적성형 적성 고사 눈여겨볼 것!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충족된다면 고려해야 할 것은 각 대학의 논술 유형과 출제 영역이다. 논술 고사를 고교 교육과정에서 출제한다 해도 여전히 높은 난도가 예상된다. 따라서 각 대학의 기출 문제 분석이 우선이다. 이런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해도 논술 전형의 합격을 완전히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대학별 고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2개 3등급의 요건을 갖췄기에,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제시한 적성 전형을 눈여겨보자. K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제시한 적성 고사 실시 수도권 대학 중 가톨릭대 특수교육과, 간호학과를 제외한 모든 대학과 학과에 지원 가능하다. 보통 이들 전형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충족률이 높지 않아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K의 모의고사 성적표를 보면 영어 점수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적성 고사는 대학별로 출제 영역이 다르다. 가톨릭대, 경기대, 평택대는 언어와 수학만 적성 고사에 출제한다. 반면 세종대는 언어와 영어, 수학을 모두 출제한다. K는 영어를 출제하지 않는 적성 전형에 지원하는 것이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는 전략이다. 출제 영역에 따라 지원 전략을 세웠다면 대학별 적성 고사 출제 경향을 조사한다. 가천대, 세종대, 한성대, 한양대(에리카) 등은 수능의 80% 정도 수준으로 문제를 출제하는 교과 적성형 적성 고사를 실시한다. 수능 준비를 충실히 해온 학생들에게 상당히 유리한 시험이다. 반면 수험생의 직감과 암기 수준, 간단한 계산 문제 등으로 구성된 순수 적성형 적성 고사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수능을 준비하는 데 시간을 뺏길 수밖에 없다. 평소 수능을 꾸준히 준비해온 K에게는 교과 적성형 적성 고사가 적합하다.
 
Case 2
 
13구역(내신 3.5~4.5 < 수능 1.5~2.5)에 속한 자연 계열 L양
수능 경쟁력 최대 활용하되, 과학 논술 출제 과목에 주의
자연 계열인 L양은 국어·영어·수학·과학 내신이 3.6등급이고, 수능 4개 영역 평균은 2.38등급이다. 21개 구역 중 내신 성적이 3.5~4.5등급이면서 수능 성적이 1.5~2.5등급인 13구역에 속한다. L은 어떤 전형에 지원해야 할지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그렇다면 L이 선택할 수 있는 전형에는 무엇이 있을까?
 
Step 1
2013 수시 13구역 불합격의 원인을 직시할 것!
 
 

2013학년 수시 모집에서 13구역 학생들은 모두 논술 전형에 지원했다. 지원률이 높은 곳은 한양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고려대, 이화여대, 서강대 논술 전형 순이었다. 이 구역 학생들은 수능 성적이 2.5등급 이내여서 상위권 대학 논술 전형에 대거 지원했지만,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이들 대학의 자연 계열 일반 학과 논술 전형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상위권 대학은 자연 계열에서 언어, 수리 ‘가’, 외국어, 과탐(2개 평균) 중 2개 영역 2등급 이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는 일반 선발 자격 조건에 불과하다. 게다가 한양대와 고려대는 반드시 수리 ‘가’ 나 과탐 중 한 영역의 성적을 포함하도록 했다. 수능이 2 .5등급 이내라 해도 일반 선발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 우선 선발 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워 우선 선발과 일반 선발 조건을 만족하는 인원수에 차이가 컸다. 상위권 대학의 논술 전형일수록 합격의 열쇠는 우선 선발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느냐 에 달렸다는 의미다.

 
Step 2
내신 반영 적고,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있는 논술·적성 전형 유리
L은 내신보다 수능이 뛰어난 학생이다. 하지만 아직 전형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수시 모집은 교과 성적 중심의 학생부 전형, 논술과 수능 중심의 논술 전형, 내신과 적성 고사 중심의 적성 전형, 수학·과학이나 외국어 성적 중심의 특기자 전형, 내신과 구술 면접 중심의 구술 면접 전형,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나눌 수 있다. L이 고등학교 생활을 충실히 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했고, 지원 학과에 강한 의지가 있다면 입학사정관 전형에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특별한 나만의 스토리가 없고, 자기소개서 등 서류에 대한 부담이 크다면 다른 전형을 생각하는 게 좋다.
구술 면접 전형도 1단계에서 내신 성적을 반영하기 때문에 내신 성적이 좋지 않은 L에게 추천하기는 힘들다.
L은 내신보다 수능 성적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최대한 살릴 필요가 있다. 곧 내신 성적의 반영 비율이 작고,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있는 논술 전형이나 적성 전형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L의 6월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는 주요 대학의 논술 전형과 적성 전형을 살펴봤다. 상당수 대학의 논술 전형과 적성 전형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건국대 논술 우수자 전형, 성신여대 논술 우수자 전형은 우선 선발 조건을 충족한다. 두 대학을 선택하면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Step 3
과학탐구와 논술 선택과목의 괴리, 수학B에 올인

하지만 L의 6월 모의평가 성적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난다. 2개 영역 2등급을 충족하지만, 수학B형과 과학탐구는 2등급을 넘는다는 것이다. 영어B형 역시 2등급 경계선에 위치한 아슬아슬한 성적이다. 실제 수능에서는 졸업생이 대거 들어오고, 그날의 컨디션과 문제의 난도 등 다양한 변수가 있다. 성적이 향상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는 데 그치지 말고, 그 이상의 성적을 받을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마무리 학습이 중요하다.

서강대, 한양대, 홍익대, 인하대, 아주대, 광운대 등은 자연 계열 논술에서 수학만 출제하고, 다른 논술 실시 대학은 수학과 과학을 모두 출제한다. L은 과학탐구 영역에서 물리Ⅰ과 지구과학Ⅰ을 선택했는데, 지구과학을 논술 과목에 포함하는 대학은 거의 없다. 따라서 L은 수능 준비 과목 이외에 한 과목을 더 공부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수학B형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계획이 최선이다

출처 :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