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입학사정관제 특집] 입학사정관제 면접 준비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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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질문과 답, 글로 먼저 정리하고 읽어봐
모르는 질문, 거짓 답변보다 의지력 보여주길
수시 모집 기간이 다가왔다. 먼저 입시 문제로 마음이 무거울 수험생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아울러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정보를 탐색하는 1단계와 실제 면접을 연습하는 2단계 과정으로 나누어 도움말을 해주고 싶다.
1단계: 정보 탐색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지, 학생이 대학을 고르는 법은 거의 없다. 수험생들에게 이 말보다 더 두려운 말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을 바꿔 보자. 듣기 싫은 이 말 속에 대학 입학의 길이 열려 있다. 누군가에게 선택되려면 그 ‘누군가’가 원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변모시켜야 한다는 건 너무도 명백한 사실이 아닐까. 다시 말하면 각 대학에서 원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모든 대학이 다 똑같은 ‘인재상’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이름이 비슷한 전형일지라도 각 대학이 추구하는 인재상은 저마다 다르다. 각 대학의 전형 요강을 여러 번 반복하여 읽어보면서 그 문구에서 사용된 핵심어를 조합하면 그 대학이 어떤 인재상을 원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지역사회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는 자란, 지역사회와 관련된 활동과 경험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과 역량을 개발하여 미래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자를 의미합니다”라는 문구를 주의 깊게 읽어 보자. 이 전형은 학생이 자기가 살아온 지역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면서 어떠한 잠재력과 역량을 길러왔으며(지금까지의 삶), 그 능력으로 지역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앞으로의 삶)가 이 전형의 핵심이지 않을까.
다음으로는 면접 진행 방식을 알아 두어야 한다. 면접관은 몇 명인지, 시간은 얼마나 소요되는지, 미리 면접 자료를 제공하는지, 영어 면접이 포함되는지, 인성만 평가하는지, 전공과 관련된 면접을 치르는지 등 세부적인 사항을 모두 확인해 두어야 한다. 전형 요강을 읽어본다거나 선배들의 경험담을 조사하는 방법이 있다. 대학의 입학관리처에 직접 문의해 세부적인 사항까지 확인해둘수록 좋다.
또 같은 대학의 비슷한 학과와 다른 대학의 기출 문제를 조사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때 자기가 지원하는 전형과 비슷한 전형, 자기가 지원하는 학과와 관련 있는 학과에서 제기된 질문을 분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예상 질문을 만들어 보자. 그 예상 질문은 반드시 ‘현재’, 그리고 ‘나’와 연관지어야 한다. 어느 대학이든 면접관은 그 수험생이 이 세상과 어떻게 소통하면서 성장했으며 발전해갈 것인지에 주목하게 마련이다. 고교생으로서 겪은 경험은 학생마다 크게 다르지 않다. 동아리 활동이나 리더십을 발휘한 사례, 독서 경험 등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경험 자체가 아니라 그 경험이 수험생을 어떻게 변화시켰으며, 그러한 과정의 연장선상에 놓인 대학 생활에서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런 점에 주목한다면 면접장에서 어떤 질문을 만나게 될 것인지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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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면접 연습
수험생들은 예상 질문을 만들면 곧바로 말하기 연습을 시작하기가 쉽다. 그러나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먼저 글로 답변을 작성해 보는 게 좋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 사고력을 논리적으로 가다듬을 수 있게 된다.
답변을 가다듬을 때는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게 핵심이다. 논리적이라는 것은 전제와 결론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의미이다. 예컨대 “길동이는 뱀에게 물렸다”라는 전제로부터 어떤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길동이는 죽을 것이다”라든가, 아니면 “길동이는 뱀에게 물린 자국이 생겼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전자보다는 후자가 훨씬 논리적이다. 뱀 중에는 독이 없는 뱀도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제를 바탕으로 타당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능숙해져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군더더기 표현을 줄이고, 자기 생각을 명료하게 전달하는 표현을 발견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저는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와 “저는 심리학에 관심이 매우 많습니다”는 똑같은 사실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더 명료하다. 요컨대 전제와 결론이 밀접한 주장을 군더더기 없이 말할 수 있도록 글로 자기 생각을 가다듬어 두는 게 현명하다. 답변이 완성되면 선생님께 조언을 들어보자. 자기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발견함으로써 답변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예상 질문에 답변을 만들어 보았다면 실제 면접 상황처럼 연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은 친구들과 함께 반복해서 연습하는 게 좋다. 이때 번갈아 가면서 면접관 역할을 하게 되는데, 서로에게 비판적일수록 좋다. 면접 연습장 분위기가 산만해지거나 아니면 친목 모임처럼 바뀌어서는 안 된다. 사소한 점이라도 일일이 지적을 해주고, 그 지적을 수정하는 것만이 합격을 보장해 준다. 친구들과의 연습 과정을 마치고 나면 선생님과 함께 면접 연습을 해보자. 친구들과 할 때보다 훨씬 더 정밀하고 깊이 있는 연습이 될 것이다. 이때는 자기가 지원하려는 학과와 관련 있는 교과목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선생님의 날카로운 질문은 수험생이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난감한 질문은 면접 장소에서 흔히 마주치는 장애물이기도 하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질문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 의도를 모르겠다면 면접관에게 질문 의도를 다시 확인해본 뒤 답변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런데 질문내용 자체를 모르는 것이라면 어떻게 할까. 우선은 자신이 그와 관련해서 아는 게 없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점수가 깎일까 봐 중언부언해서는 안 된다. 면접관을 속이려고 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면접관은 수험생보다 연륜과 학식, 경험 등 모든 면에서 나은 분들이다. 그러므로 수험생의 능력으로는 면접관을 속일 수가 없다. 이때는 질문 내용과 관련된 자기 경험을 소개하고, 앞으로 대학생이 되어 더 공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것이 최선의 답변이다. 선생님과 연습하는 과정에서 이런 상황까지 경험해볼 수 있다면 가장 효과적인 면접 준비가 될 것이다.
면접 준비를 할 때 학과와 관련된 지식을 충분히 쌓아두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그런데 그 지식을 인터넷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것은 실제 있었던 이야기다. 중국학과에 진학하려는 학생에게 면접관이 중국의 정치 지도자 시진핑에 관해 물었다. 학생은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바로 전날 밤에 시진핑에 대해 준비를 해두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가 알고 있는 대로 시진핑에 관해 언급하면서 그가 덩샤오핑의 아들이라고 덧붙였다. 대답이 끝나자 면접관이 어디에서 그런 사실을 알았는가 되물었다. 학생은 인터넷에서 보았다고 답변했다. 그 학생은 면접장을 나와서야 덩샤오핑과 시진핑은 부자지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굳이 인터넷을 이용한다면 백과사전이나 아니면 믿을 만한 사이트 등을 참고하길 권한다.
면접은 말하기 능력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말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을까. 하체는 단단하게 고정시키고 상체는 유연하게 만들었을 때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런 자세를 유지하면서 말하는 연습을 해보자. 그리고 평소 수업 시간에 발표하는 습관을 기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수업 시간에 침묵하면서 면접을 잘 보겠다는 것은 수영을 잘하고 싶어하면서 수영장엔 들어가지 않는 것과 똑같다. 지원하는 학과와 관련된 글을 소리 내서 읽어보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이때 배꼽 아래에 힘을 주고 “아~~~~” 하면서 길게 소리를 내보자. 그런 다음 한 문장을 읽어 본다. 그러고 나서 다시 “아~~~~”를 하고, 한 문장을 읽는다. 이런 연습을 반복하면 정확하고 자신감 있게 말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말하기는 상대방에게 ‘나’를 선물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내 말을 듣는 사람에게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말끝을 분명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다. 끝을 얼버무리거나 흐리멍덩하게 말하는 버릇은 버려야 한다. 또한 “~것 같아요”라는 끝맺음은 신뢰감을 떨어뜨린다.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을 보니 비가 올 것 같아요”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표현이다. 하지만 “이 동아리 활동이 제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는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한다. 큰 사탕을 입에 물고 말을 해보거나 젓가락을 입에 가로로 물고 말하기 연습을 해보는 것도 정확한 발음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위에서 소개한 연습을 했다면 실제 면접 상황임을 가정하고 되풀이해서 연습해야 한다. 이때 연습 장면을 촬영해 자신을 검증하는 자료로 활용하는 것도 권장할 만한 방법이다. 답변의 논리성, 발음의 정확함, 목소리 크기, 말하는 속도, 시선 처리, 손의 움직임 등 모든 면의 단점을 보완하면 면접에 합격하리라는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꼭 그렇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제까지 안내한 방법을 표로 정리해 보았다.
김권섭/서울중앙여고 교사
출처 : 한겨례(2011.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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