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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이 살짝 귀띔하는 합격 비법
"이런 학생은 꼭 뽑을 겁니다"

2012학년도 대입 수시 입학사정관 전형 원서접수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1학기 기말고사를 끝내고 부랴부랴 자기소개서 등 제출서류를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은 머릿속이 복잡하기만 하다. 성장과정, 학교/학과 지원 동기, 장단점, 학업계획 등 갖가지 항목이 달린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쓸지, 면접은 어떻게 준비할지 걱정이 앞선다. 학생을 직접 평가하는 대학 입학사정관으로부터 제출서류와 면접 준비 등 합격 비결을 들어보자.

 
양형우 홍익대 입학사정관./이경호 기자 ho@chosun.com, 이경민 기자 kmin@chosun.com

양형우 홍익대 입학사정관 "독특한 발상·자기반성적 태도에 가능성 느껴"

홍익대 양형우 입학사정관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제출서류에는 지원자의 재능과 노력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사례가 일관성 있게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특정과목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다면, 어떻게 노력했는지, 결과는 어땠는지, 이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등 자기만의 진솔한 경험을 담는다. 양 입학사정관은 “홍익대는 서류면접을 ‘압박면접’ 형태로 실시해 제출서류에 거짓이나 과장된 내용이 있으면 금세 들통난다”고 충고했다.
홍익미래인재 전형 중 미술계열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제출하는 ‘미술활동보고서’는 교과/비교과/종합 활동 내용을 담는다. 각각의 활동이 미술적 소양이나 실기능력을 키우는 데 어떤 도움을 줬는지, 얼마나 지속적으로 충실하게 진행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좋다. 공신력 없거나 금품 등을 요구하는 협회가 주최한 공모전, 해외 미술탐방 등은 인정받지 못한다. 지난해 입시에서 100가지의 활동 중 80개가 ‘0점’ 처리된 학생도 있었다. 미술교사 평가 항목은 입학사정관이 지원자를 평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근거로 활용하므로, 지원자를 3년간 꾸준히 지켜본 교사가 쓰는 것이 좋다.
“지난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미술계열에 합격한 B학생은 전시회에 출품했던 작품을 묘사했는데, 작품 활동을 하며 일어났던 에피소드를 미술교사가 생생하게 기재해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B 학생의 독특한 발상과 미술에 대한 열정을 증명하는 3년간의 다양한 사례도 담겨 있었죠. 자기평가 부분에서는 미술활동을 하며 겪었던 슬럼프와 극복과정을 적으면서 자기반성적인 태도를 보여 향후 발전 가능성이 느껴졌어요.”
인문/자연계열은 서류면접만 치르고, 미술계열은 서류면접과 전공면접을 치른다. 서류면접에서는 제출서류를 완전히 숙지하고, 면접관의 질문에 구체적인 예시나 근거를 들며 차근차근 설명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양 입학사정관은 “미술계열 전공면접에서는 미술적 소양과 창의성,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을 평가한다. 고등학교 수준의 미술 전공지식을 묻기 때문에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범식 숭실대 입학사정관/이경호 기자 ho@chosun.com, 이경민 기자 kmin@chosun.com

김범식 숭실대 입학사정관 "목표 대학 인재상 50번 이상 반복해 읽어보세요"

숭실대 김범식 입학사정관은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 대학의 인재상을 50번 이상 읽어보라”고 강조했다. “인재상을 반복해 읽으면서 ‘입학사정관이 왜 이런 인재상을 썼을까’ ‘나는 이 인재상에 잘 맞을까’ 등을 먼저 고민해야 해요. 그런 다음, 인재상에 어울리는 자신의 특성과 이를 증명하는 구체적인 활동 사례가 잘 드러나도록 자기소개서를 구성하세요.”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수상 실적, 자격증 등의 결과보다는 자기주도적으로 활동한 과정을 더 중시한다. 지난해 국제화Ⅰ 전형(일본어능력 우수자)으로 합격한 C학생의 경우, 친구들과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공부하고, 친구들에게 직접 만든 일본어 자료를 나눠주는 등 자발적인 학습 태도를 보인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 입학사정관은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내용이 일치하도록 신경 써라. 예를 들어 자기소개서에 ‘~활동으로 수학성적을 올렸다’고 썼는데 학생부를 보니 수학성적이 떨어지는 추세라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숭실대는 전형에 따라 개별면접, 발표면접, 토론면접을 치른다. 개별면접은 제출서류 내용, 학업의지와 전공적합성, 입학 후 학업계획 등을 묻는다. 발표면접은 대기실에서 30분간 답변을 구상하고, 면접관 앞에서 발표하는 형태이다. 친구, 부모, 선생님 등 다른 사람 앞에서 발표하는 연습을 해서 표현력과 순발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또한, 다양한 주제로 그룹토론을 하며 의사소통 능력과 논리력을 키우면, 토론면접에 큰 도움이 된다. 김 입학사정관은 “얼핏 들으면 비슷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질문인데도, 자신이 연습한 예상 문제에 대한 답변만 줄줄 읊는 경우가 있다. 면접관의 질문을 정확히 듣고, 잘 듣지 못했다면 ‘한 번 더 들려 달라’고 요청하는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안효경 서울여대 입학사정관/이경호 기자 ho@chosun.com, 이경민 기자 kmin@chosun.com

안효경 서울여대 입학사정관 "면접 볼 때 대답은 신중히··· 조급해하면 안돼"

서울여대 안효경 입학사정관은 면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교별 면접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지원하는 학교의 면접 방식을 숙지하고 입학관리처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기출 질문 등을 살펴봐야 합니다. 또한 한 학교의 전형이라도 각각 중점적으로 살피는 분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바롬?A플러스인재 전형의 경우 심층면접에서 기초학업수행능력, 전공수행능력을 평가하며 이를 위해 인문사회계열에서는 외국어(영어)와 언어, 자연계열에서는 외국어(영어)와 수리문제를 제시하고 학생의 사고과정이나 범위 등을 파악한다. 학업능력우수자 전형도 주요 평가요소는 유사하지만, 전형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자기주도적 실천의지를 가지고 고등학교 생활에 충실했는지, 이를 어떻게 학업활동과 연계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핀다. 반면 바롬?A에코(ECO) 전형에서는 다른 전형과 달리 기초학업수행능력, 전공수행능력에 대한 평가는 이뤄지지 않는다. 대신 환경 관련 학습이나 활동경험에 대해 중점적으로 물어보기 때문에 이를 자신이 지원한 전공과 진로목표와의 연결선상에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안 사정관은 “면접에서 주어지는 제시문이나 질문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충분히 다루어진 내용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별도의 준비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정된 시간 안에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피력하기 위해서는 전형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에 맞춰 예상 질문을 만들어 답변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면접관이 질문하면 우선 핵심을 간략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말하려다 보면 답변의 핵심을 잃는 경우가 많다. 안 사정관은 “질문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한 경우 자연스레 추가 질문이 이어지기 때문에 세부적인 내용을 단계적으로 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출처 : 조선일보 (2011.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