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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입학사정관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질문을 받다 보면 종종 입학사정관을 준비하면서도 입학 사정관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을 많이 봅니다.

저는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과정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또한 그것을 바탕으로 많은 대학교, 로스쿨, 대기업 지원자들에게 조언을 제공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앞으로 저는 여러분들을 위해 제가 가진 정보를 드리려고 합니다. 제대로 이해하신다면 지금보다 합격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우선 입학사정관에 대해 학생들이 지닌 가장 큰 오해 두 가지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마치 ‘입학사정관 마음대로 뽑는 전형’이라고 착각하거나 또는 ‘학생부에 변변한 스펙이 없다’고 좌절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대학교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을 뽑아 교육시키는 것이 자신들의 학교를 발전시키는 길입니다. 여러분들이 학교장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입학사정관들이 마음 내키는 대로 학생들을 뽑을 수 있게 가만히 놔둘까요?

입학사정관에도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여러 평가요소가 있고 그것을 잘 충족시키는 학생이 뽑히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입학사정관 전형은 그 목적 자체가 ‘해당 대학교, 해당 학과에 맞는 잠재력과 소질’을 갖춘 학생을 뽑겠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잠재력과 소질’입니다.

예를 들어 과학 동아리 활동을 했고 이 과학 동아리에서 한 활동이 대통령 표창까지 받을 정도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고 합시다. 누가 봐도 정말 대단한 스펙입니다. 이 학생이 화학과를 썼습니다. 합격할까요, 그렇지 못할까요?

  

답은 합격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과학 동아리에서 한 활동이 우주의 블랙홀 활동을 관찰하고 연구한 것이라고 합시다. 이 학생은 천문학에 잠재력과 소질이 있는 것이지 화학에 잠재력과 소질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학생보다 차라리 화학과 관련된 교양 서적을 꾸준히 읽고 독서감상문을 쓴 학생이 합격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이제 ‘해당 대학교, 해당 학과에 맞는 잠재력과 소질’이라는 말이 조금은 이해되셨나요?
    

당부하고 싶은 것은 ‘스펙’이라는 말에 압도되지 말라는 것입니다. 입학사정관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력과 소질’을 고려하는 전형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눈에 보이는 ‘스펙’이 없다고 고민합니다.

학생부에 기록된 내용만이 ‘스펙’이 절대 아닙니다. 당신의 인생 전부가 ‘스펙’입니다. 입학사정관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자신의 인생을 꼼꼼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자신의 경험 속에서 자신이 지닌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잘 엮어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차피 눈에 띄게 대단한 스펙을 지닌 학생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저는 그래서 ‘발견’이라는 말을 씁니다. 많은 학생들이 학생부에 기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기만의 특출난 스펙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신만의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단언합니다. 싸움은 누가 자신의 숨겨져 있던 ‘스펙’을 찾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립니다.

이번에는 실제 사례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한 학생이 입학사정관으로 대학에 들어가고 싶은데 자신은 내신점수가 빼어나지도 않고 특출난 스펙도 하나 없다고 상담을 요청해왔습니다. 정말 남들 다 한 번 해보는 반장조차도 한 번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걱정됐습니다.



하지만 그 학생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독특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 학생은 눈이 매우 안 좋았습니다. 도수가 매우 높은 안경을 썼음에도 교실 맨 앞자리에서도 칠판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저는 의사에게 가서 진단서를 한 번 끊어보라고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시각 장애인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눈이 안 좋은 상태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그 학생이 매우 눈이 안 좋은 상황임에도 공부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했고 해당학과와 관련된 과목에서는 특히 좋은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앞으로의 진로도 자신의 신체적 결함과 관련된 부분과 연관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결국 그 학생은 자기가 원하는 학과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스펙이 있더라도 그것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지 못한다면 죽은 스펙에 불과합니다. 별 것 아닌 스펙 하나라도 그것을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낼 수 있을 때 그것이 바로 살아있는 스펙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스펙’의 발견과 그것을 이야기로 이끌어 나가는 과정에 대해서는 다음에 한 번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칼럼부터는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특히 입학사정관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를 다룰 생각입니다. 자기소개서에도 좋은 자기소개서와 나쁜 자기소개서가 있습니다. 나쁜 자기소개서는 면접장에 지저분한 옷을 입고 가는 것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다음 칼럼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 입학사정관은 전형 과정의 특성상 온라인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을 받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합격했던 다른 학생의 개인적인 정보를 인터넷에 올리기가 힘들고 면접 과정, 자기 소개서 첨삭 같은 경우는 오프라인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좀 더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입학사정관과 관련해서는 오프라인에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 진행하는 멘토링을 생각 중입니다. 혹시 생각 있으신 분들은 참여 의사를 쪽지나 댓글로 남겨주시면 숫자를 파악해서 오프라인 멘토링을 진행하도록 추진하겠습니다.

출처 : 텐볼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