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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온도, 소름은 알고 있다





상쾌해 보이는 가을 풍경. 이 때 느끼는 상쾌함의 대부분은 온도의 적당함에서 온다. 그런데 적당한 온도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 사진 제공 위키피디아
상쾌해 보이는 가을 풍경. 이 때 느끼는 상쾌함의 대부분은 온도의 적당함에서 온다. 그런데 '적당한 온도'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 사진 제공 위키피디아

막바지 무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다 에어컨을 켰다. 너무 덥거나 춥지 않게 상쾌한 기분을 느끼려면 온도를 몇 도로 맞추면 될까. 사람이 쾌적함을 느끼는 온도와 습도를 피부의 ‘소름’을 통해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팀이 발견했다. 실내 온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냉난방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성현, 심재경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연구원팀은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인 온도 감각인 ‘열적 쾌적감’을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해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더위나 추위를 느낄 때 피부의 상태가 변한다는 점을 응용해, 역으로 피부의 상태 변화를 통해 그 사람이 느끼는 ‘쾌적한 온도’를 추적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가장 두드러진 피부 변화로 소름에 주목했다. 추울 때는 피부에서 털이 나오는 주머니인 모근 주위의 미세한 근육(입모근)이 바짝 긴장하며 수축하는데 이것이 소름이다. 반대로 더우면 피부의 긴장이 풀리면서 입모근이 이완되고, 땀구멍이 열리며 땀이 나온다.

 

연구팀은 두드러진 피부 변화인 소름에 주목했다 - GIB, 제공
연구팀은 두드러진 피부 변화인 '소름'에 주목했다 - GIB, 제공

연구팀은 처음에 피부의 온도가 얼마나 변하는지, 땀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측정해 그 사람이 쾌적하게 여기는 온도를 알아내고자 했다. 연구팀은 여기에 피부의 긴장도(수축과 이완 정도)까지 함께 측정하면 개인에게 쾌적한 온도를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측정 센서를 개발해 실험했다. 


연구팀은 20대 성인 남녀 30명을 모집한 뒤, 손목에 측정기기를 붙여 피부 온도와 땀 발생량, 긴장도를 측정했다. 땀 발생량은 피부의 전기전도도 변화를 통해 측정했고, 온도는 온도계로, 긴장도는 경도계(금속 바늘을 눌러서 얼마나 들어가는지로 단단함을 측정하는 측정기. 듀로미터)를 이용해 측정했다. 그 결과 피부의 긴장도는 기존에 연구된 피부 온도나 땀 발생량보다 약 23.5% 더 정확히 쾌적한 온도를 예측해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총책임자인 조영호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개인별 체질이나 기후 등과 상관 없이 실제로 느끼는 열적 쾌적감의 예측 신뢰도를 높여 개인 맞춤형 냉난방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동아사이언스(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23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