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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고교 찾기

본격적인 고교 입시가 시작됐다. 민사고가 20일 원서 접수를 마감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현대청운고(5~8일)와 상산고(10~13일), 천안 북일고(10~19일)를 비롯한 자율형 사립고와 외국어고·국제고·과학고를 중심으로 한 전기 모집 고교들의 원서 접수가 진행된다. 이들 학교는 고교 간 복수지원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자신의 성적대와 특성을 고려한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올해 치러진 수능 모의고사에서 지역 단위 모집 자율형 사립고 신입생들의 성적이 높게 나타났고,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국제중 출신 학생의 상당수가 외국어고에 지원할 것으로 예상돼 고교 입시 판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석호 기자

올해 고교 입시의 가장 큰 화두는 지역 단위 자율형 사립고의 경쟁률 추이다. 하늘교육이 서울 지역 3개 자율형 사립고를 대상으로 신입생들의 2011년 6월 평가원 모의고사와 졸업생들의 2011학년도 수능 결과를 분석<표2 참조>한 결과 신입생들의 성적이 졸업생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서울 강남권인 휘문고 신입생은 언어·수리영역에서 대원외고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도봉구에 있는 선덕고도 수리영역에서 서울외고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 같은 성적이 발표되면서 과학고나 외국어고 합격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지역 단위 자율형 사립고로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해 1차 모집에서 미달을 보였던 선덕고의 경우 올해는 벌써 입시와 관련한 문의 전화가 하루 10~15통 이상 오고 있으며, 입학설명회장에도 지난해보다 다섯 배 가까운 인원이 몰렸다. 선덕고 구본량 교감은 “지난해에는 중학교 내신 10~40% 학생들이 주로 지원해 입학생들의 내신평균이 22% 정도였지만 올해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문의가 많아지면서 입학생들의 내신성적이 5% 정도 향상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특히 의대·치대·한의대 전문대학원이 없어지고 학부 선발로 전환되면서 상위권 자연계 성향의 학생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대전·대구·부산·울산 지역 자율형 사립고에서는 올해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도입하면서 내신의 영향력이 커졌다. 1단계에서 내신성적을 위주로 1.5배수를 선발하는 방식이어서 지원자들의 내신성적대가 대폭 상승할 수밖에 없다. 예년 외국어고 성적우수자·일반전형 합격선을 감안해 볼 때 중학교 내신 평균 5~10% 정도에서 합격선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모집 자율형 사립고 지난해와 비슷

상산고·용인외고·현대청운고 등 전국 단위로 선발하는 자율형 사립고는 1단계에서 학교 내신만으로, 혹은 내신성적+서류로 1.2~3배수를 추린 뒤 2단계에서 면접을 실시해 최종합격생을 선발한다. 전 과목 내신을 반영하는 민사고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학교에서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교과를 반영한다. 민사고·하나고·인천하늘고는 1학년 성적까지 평가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지난해 용인외고 1단계 합격생을 표본조사한 결과 합격생들의 내신 평균은 3.71%였으며, 하나고도 4.4%에서 평균 합격선이 결정됐다”며 “올해 입시도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국 단위로 모집하는 자율형 사립고에 합격하기 위해선 내신성적이 3~5%대여야 안정적”이라고 조언했다.

상당수 전국 단위 선발 자율형 사립고에 자연계 성향의 학생들이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도 유념해야 한다. 지난해 수능 응시생만 보더라도 수리‘가’형 응시생이 상산고와 현대청운고가 각각 62.3%, 천안 북일고 54.3%, 포항제철고 50.9%였다. 수능에서 과학탐구를 선택한 학생도 현대청운고 79%, 상산고 76.8%, 천안북일고 74.5% 등을 기록하는 등 7개 고교 학생들의 수능 과학탐구 응시비율이 50%를 넘어섰다.

외국어고 전년 대비 선발인원 축소

2012학년도 외국어고 선발인원은 7368명이다. 지난해에 비해 전체 선발인원이 4.6% 줄었다. 전형별로는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선발인원이 지난해 13.2%에서 15.4%로 증가한 대신 일반전형의 경우 지난해보다 8.4% 줄어든 6093명을 모집한다. 결과적으로 일반전형 선발인원이 10% 정도 줄어 외고 입시를 통과하는 게 더 힘들어졌다. 또 대원·영훈국제중의 첫 졸업생이 320명 배출되면서 내신 합격선이 지난해보다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는 “서울·경기 지역 외국어고의 경우 학기별 영어내신이 1·1·2·2등급 이내에는 반드시 들어야 하며, 지방 상위권 외국어고 영어과는 전 학기 1등급, 나머지 학과는 1·1·1·2등급은 받아야 합격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단계 면접은 자신이 제출한 학업계획서를 중심으로 면접관들의 질문이 이어지기 때문에 학업계획서 작성 단계부터 중학교 시절 활동내역과 진로계획 등을 확실히 나타내고, 추가 질문에 대비해 자신이 작성한 학업계획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례를 대답하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

 

 국제고는 1단계에서 영어내신과 출결로 모집인원의 1.5~2배수를 선발한 뒤 면접을 추가 실시해 최종합격생을 가린다. 외국어고 선발방식과 유사하지만 영어내신 합격선은 외국어고보다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해 서울국제고 1단계 합격생들의 평균 영어내신 성적은 160점 만점에 159.01점이었으며 청심국제고 158점, 동탄국제고 155.6점이었다. 사실상 1개 학기(2등급)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3학기에서 반드시 1등급을 받아야 합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국제고는 국어·국사 같은 일부 교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기 때문에 영어 소통능력이 뛰어난 학생이 아니면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