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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주머니 속 스마트폰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배터리가 5%도 채 남지 않았다는 신호다. 하지만 김 과장은 집에 도착해 충전 케이블을 꽂지 않고 주머니에 넣어둔 채 재킷을 옷걸이에 걸어 버렸다. 다음날 아침 꺼내보니 스마트폰은 100% 충전 완료.》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 S6’는 무선충전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충전판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기만 하면 충전이 된다. 케이블도 필요 없다.

 

● 자기공명방식으로 5m 거리 TV 전원 켜

 

갤럭시 S6는 전자기유도를 활용해 전기를 충전한다. 전류가 흐르면 주변에 자기장이 생기고, 이 자기장이 다른 전선에 전류를 흐르게 만드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미 전동칫솔 등에 이 방식이 쓰이고 있지만 휴대전화에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전자기유도방식은 수mm 만 떨어져도 충전이 불가능해 충전판에 전자제품을 올려둬야 충전이 되는 한계가 있다.

 

자기공명을 활용한 무선충전기술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외부에서 발생한 주파수가 어떤 물체의 고유 주파수와 동일한 상태가 되면 그 순간 갑자기 에너지가 커지면서 공명 현상이 생긴다. 자기공명방식은 최대 수 m 떨어진 지점까지 전기를 보낼 수 있고, 대용량 전송도 가능해 차세대 무선충전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전기가 아니라 자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거의 없다.

 

 

2007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마린 솔랴치치 교수팀은 2.1m 거리에서 60W(와트)의 전력을 전송하면서 자기공명방식으로 무선충전이 가능함을 처음 입증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임춘택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팀이 5m 떨어진 TV의 전원을 켜는 데 성공한 사례가 있다. 이는 209W 수준의 전력을 무선으로 전송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이 정도면 스마트폰 40대를 동시에 충전하거나 선풍기 5대를 동시에 켤 수 있다. 집이나 카페에 이 장치를 달면 실내에서는 어디서나 무선충전이 가능한 셈이다.

 

KAIST가 개발한 온라인전기버스(OLEV)도 자기공진 방식을 이용했다. - 동아일보 제공
KAIST가 개발한 온라인전기버스(OLEV)도 자기공진 방식을 이용했다. - 동아일보 제공

 

 

KAIST가 상용화를 추진 중인 ‘무선충전전기버스(온라인 전기자동차)’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됐다. 온라인 전기자동차는 전송거리를 늘리는 대신 대용량 전기를 전달하기 유리하도록 ‘자기공진형상화기술(SMFIR)’을 개발했다. KAIST는 한국철도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해 시속 300km급 차세대 고속열차에 이 기술을 적용해 테스트를 마쳤다. 조동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가까운 미래에는 자기공명방식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우주태양광발전에 전자기파방식 활용

 

수 십~수 백 km 이상 멀리 떨어진 곳까지 무선으로 전기를 보낼 순 없을까. 이를 위해서는 전자기파를 사용하는 게 가장 유리하다. 전자기파방식은 에너지를 가진 전파를 빔처럼 쏘아 보내 수 십 km 이상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미국은 이 기술로 날아가는 비행기에 전력을 보내는 실험을 수차례 성공시켰다. 또 우주에서 대형 인공위성으로 태양광 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한 뒤 이를 전자기파로 바꿔 지상에 보내는 우주태양광 발전에도 이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전력의 상당 부분이 전송되는 도중 사방으로 사라져 효율이 낮고 인체에 해롭다는 단점이 있다.  

 

출처 : 동아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