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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의 이중성

자연에 존재하는 물리 현상은 입자적인 현상과 파동적인 현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난 수 세기 동안 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이 두 가지 물리 현상에 대한 이론들이 각각 발전해왔다. 많은 사람들은 각 이론이 서로 관련이 없는 다른 물리적 현상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1900년대에 들어오면서 입자와 파동에 대한 이러한 믿음에 일대 변혁이 일었다. 물질의 본성에 관한 연구 결과로 빛을 포함한 물질이 입자 또는 파동의 성질을 모두 가진다는 것이 드러났다. 즉 물질은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모두 가지는 이중성을 지닌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다음의 문제를 통해 물질의 이중성에 대해 알아보자.

 

1)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 실험에서는 광전자의 운동에너지가 빛의 세기와 무관하고 빛의 파장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실로부터 빛이 입자라고 결론짓는 추론의 근거를 말해 보시오.

 

 

2) 콤프턴은 자신의 실험을 통해 파장이 λ인 빛이 입자성을 보일 때 그 운동량은 h/λ로 구할 수 있음을 밝혔다. 드브로이는 이 결과로부터 물질도 파동성을 보일 것이라 생각하고 그 때의 파장을 물질파 파장이라고 불렀다. 질량이 m이고 속력이 v인 입자가 파동성을 보일 때 물질파 파장의 크기는 얼마인가?


3) <그림2>와 같이 전압 100V가 걸린 구간에서 초속도 0인 전자가 가속을 시작한다. 출구를 빠져나가는 순간 전자의 속력은 얼마인가? (단, 전자의 질량은 9.1☓10-31kg이고, 전하량은 1.6☓10-19C이다.)

 

4) 드브로이의 물질파 공식으로부터 위의 전자가 갖는 물질파 파장의 크기는 얼마인가?(단, h=6.63☓10-34Js이다.)


          
5) <그림3>과 같이 원자가 균일하게 배열된 금속 표면에 위에서 제시한 방법으로 가속시킨 전자 빔을 수직으로 쏴주면 전자는 원자와 충돌해 사방으로 골고루 퍼져 나가고 이렇게 산란된 전자들은 파동처럼 간섭현상을 일으킨다. 산란각이 이고 원자의 수평간격이 d일 때 산란된 전자가 보강간섭을 일으킬 조건을 식으로 표현하시오.


6) 깨끗한 금 표면에서 위와 같은 실험을 해보니 첫 번째 밝은 무늬가 입사 방향과 25°를 이루는 위치에 나타났다. 금 원자의 간격은 얼마인가?


7) 위 전자 빔을 속력이 같은 양성자 빔으로 교체한다면 첫 번째 밝은 무늬가 나타내는 산란각을 예측해 보시오.(단, 양성자의 질량은 전자 질량의 1840배다.)


8) 모든 물질은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의 성질을 갖고 있다. 하지만 투수가 던진 야구공이나 자동차, 비행기 등이 파동의 형태로 보이지 않는 이유를 7)번 결과를 토대로 추측하시오.

 

 

예시 답안
1) 빛을 쪼였을 때 금속 표면에서 튀어나오는 광전자의 에너지는 빛에서 온 것입니다. 즉 빛 에너지에 의해 광전자의 에너지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전적으로는 빛은 파동이므로 빛 에너지는 파장과 진폭(세기)에 의해 결정될 것입니다.

그러나 광전효과 실험은 광전자의 에너지가 빛의 세기와 무관함을 말해 줍니다. 대신 빛이 특정 파장 보다 작을 때만 광전자가 방출되며 빛의 세기는 광전자의 양(전류)에만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따라서 빛은 마치 전자 하나하나와 개별적으로 에너지 교환을 하면 그 에너지는 빛의 파장에 의해 결정된다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유도되는 빛의 에너지는

 

 

로 파장에 반비례합니다. (h는 플랑크 상수.)

 

즉, 빛을 hc/λ라는 단위 에너지를 갖는 입자로 이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입자는 고전적인 의미의 ‘형태가 있고 부피와 질량을 갖는 물질’이 아닌 양자화된 에너지를 갖고 있는 물질로 이해해야 합니다.

 

2) 드브로이의 물질파 이론은 빛의 이중성이 발견되고 나서 물질도 빛과 같이 이중성을 갖고 있지 않을까라는 추측에서 전개됐습니다. 즉 파장이 λ인 빛이 입자와 반응해 그 광자의 운동량이 p=h/λ로 나타나듯이 운동량이 p인 입자가 파동성을 나타낸다면 그 파장은 λ=h/p로 표현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품을만 합니다. 결과적으로 그의 주장이 옳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질량 m, 속력 v인 입자의 물질파 파장의 크기는 λ=h/mv입니다.

 

3) 두 전극 사이에서 전자는 F=eE의 힘을 받습니다. 전극 사이의 거리를  이라 할 때 전자가 이동하는 동안 얻은 총 일의 양은

W=Fℓ=eEℓ이고, Eℓ=V입니다.

 

전자가 출구를 빠져나가는 순간의 속력을 구하면


입니다.

 

4) 드브로이의 물질파 이론으로부터 이 전자의 파장을 구하면


이 됩니다.

 

5) 금속 표면의 원자로부터 산란되는 전자의 모습은 회절격자를 지나는 빛의 간섭실험과 그 형태가 비슷합니다. 즉 전자를 파동으로 생각하면 파동의 회절법칙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으며, 이 때 전자의 파장은 드브로이의 물질파 공식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림4>의 이웃한 원자에서 산란된 두 전자의 경로차(Δx)가 전자의 파자엥 대해 정수배가 될 때 전자는 보강간섭을 일으킬 것입니다. 따라서 보강간섭을 일으키는 조건은

 


입니다.

 

 

6) 첫 번째 보강간섭이 나타나는 산란각이 25°라고 했으므로 위에서 구한 공식에서 n=1, θ=25˚를 대입하면


7) 속력은 같고 질량이 다른 양성자 빔으로 금 표면에서 회절 현상을 살펴보려면 먼저 양성자의 물질파 파장 λP의 크기를 구해야 합니다. 질량이 전자의 1840배이므로 양성자의 물질파 파장은 전자의 1/1840입니다. 즉,

 이고, 회절 조건에 대입해 첫 번째 보강간섭이 나타나는 산란각을 구하면


8) 위 7)번 문제의 결과를 살펴보면 전자보다 질량이 큰 양성자 빔으로 회절 실험을 했을 때 간섭무늬의 간격이 0.0126°라는 엄청나게 작은 값이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매우 정밀한 측정 장비가 없다면 간섭무늬는 그냥 하나의 연결된 띠로만 관찰된 것입니다. 즉 양성자는 금속 표면에서 산란돼 간섭현상을 일으킬지라도 겉으로는 그냥 입자 대 입자의 충돌로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이처럼 드브로이 물질파 이론에 따라 각 물질이 특정 파장 을 갖는 파동성을 가진다 하더라도 그 파동성을 관찰할 때 측정 장비와 측정 방식에서 한계에 부딪힌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야구공이나 자동차와 같은 우리 주변의 커다란 물체의 파동성은 그 파장의 크기가 너무 작아서 우리가 알 수 있을 정도로 표현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것이 바로 현실에서 입자의 파동성이 쉽게 관찰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전자와 같이 질량이 매우 작은 입자의 경우에만 손쉽게 드브로이 물질파 이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과학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