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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연구진 “지느러미 다리처럼 사용”

 

커다란 코끼리부터 작은 햄스터까지. 크기도 모양도 가지 각색인 수많은 동물들이 땅을 밟고 산다.

 

  처음부터 이들이 땅에 살았던 것은 아니다. 생물은 원래 물 속에 살았다. 4억 년 전 어느 날, 물 속에 살던 고대 어류가 땅 위로 올라오는 사건이 일어났고, 이 때부터 땅 위에 여러 동물이 번식하게 됐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땅 위로 올라온 어류가 어떻게 살 수 있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제아무리 ‘건강한’ 물고기라도 뭍으로 나오면 금방 죽고 만다. 호흡도 문제지만, 작은 지느러미로 땅 위를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을 수도 있어야 한다. 

 

  최근 캐나다 맥길대 한스 라슨 박사팀은 “환경에 따라 형태를 바꾸는 생물도 있다”며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폴립테루스 세네갈루스. - 네이처 제공

 

 

  연구팀은 폴립테루스 세네갈루스(Polypterus senegalus)라는 현생 어류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 물고기는 아프리카에서 서식하는 종으로 화석에 남아 있는 고대 어류와 생김새가 비슷하다. 또 물속에서는 아가미 호흡을 하지만, 폐와 비슷하게 생긴 기관을 가지고 있어 땅 위에서는 공기 호흡도 할 수 있다.

 

 

폴립테루스 세네갈루스가 땅에서 걷는 모습.  - A. Morin, E.M. Standen, T.Y. Du, H. Larsson 제공
폴립테루스 세네갈루스가 땅에서 걷는 모습. - A. Morin, E.M. Standen, T.Y. Du, H. Larsson 제공

  연구팀은 1년 생 폴립테루스 세네갈루스를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물과 땅에서 길렀다. 그러자 두 그룹이 각각 다르게 발달했다. 물에서 사는 그룹은 그대로인 반면, 땅으로 나온 그룹은 고개를 세우고 가슴지느러미 두 개를 마치 다리처럼 세워 땅을 딛고 다녔다. 그리고 이동할 때도 지느러미를 다리처럼 사용하고 뱀처럼 몸과 꼬리를 격렬하게 움직여 힘을 실었다. 

 

  연구팀이 이들을 해부한 결과 두 그룹은 몸속 뼈에서도 다른 형태가 나타났다. 특히 물고기의 머리와 가슴지느러미의 움직임과 관계있는 가슴뼈(clavicle)는 땅에 사는 그룹이 물에 사는 그룹보다 더 가늘고 길쭉하게 변했으며, 길이 또한 10% 정도 더 길었다.

 

  라슨 박사는 “처음 땅 위를 디딘 어류도 폴립테루스 세네갈루스처럼 몸 형태를 새로운 환경에 적응시키고 이에 따라 행동도 적절하게 변화시켜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27일자에 실렸다. 

 

 

 

출처 : 동아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