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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술집이나 왁자지껄한 카페 테이블에 스마트폰을 올려두기만 해도 배터리가 충전되는 기술을 개발했다.

 

  성균관대 신소재공학과 김상우 교수팀은 소리(sound)에서 발생하는 음파진동으로 그래핀과 폴리머를 마찰시켜 전류를 흐르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빨리 닳아 불만이 큰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배터리를 일상적으로 충전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될 전망이다.

 

  소형 전자기기 충전과 관련된 새 연구는 무선이나 태양광 위주로 이뤄져왔다. 그러나 무선충전은 충전할 수 있는 거리가 아직은 짧고 인체에 해로운 전자파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 태양광충전은 현대인은 실내 활동이 많다는 점이 한계점으로 거론된다.

 

  연구팀은 전하를 잃기 쉬운 중성물질과 반대로 얻기 쉬운 중성물질을 서로 마찰시켜 이른바 '자가충전'을 유도했다. 예를 들어 은이나 알루미늄과 같은 금속물질은 전하를 잃기 쉽고, 폴리염화비닐(PVC)이나 폴리다이메틸실록세인(PDMS)과 같은 폴리머물질은 전하를 얻기 쉽다. 음파진동이 발생하면 가까이 위치한 두 중성물질이 파르르 떨리면서 순간적으로 여러 차례 마찰을 일으키는데, 이때 전하 이동이 발생해 전류가 흐르는 것이다.

 

  연구팀은 금속물질 대신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을 폴리머와 접촉시켰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안정적으로 연결돼 있어 장기간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류를 빠르게 흘려보낼 수 있어 마찰전기 생성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음파진동이 발생하면 그래핀과 폴리머는 순간적으로 접촉하면서 마찰전기를 만들어낸다. - 성균관대 제공

 

 

  실험실 내부에서 가로와 세로 길이가 각각 2cm인 그래핀 조각과 폴리머 조각을 맞댄 후 스피커 음량을 기차가 지나가는 수준인 100데시벨(dB)까지 높여 본 결과, 30볼트(V) 이상의 전압이 생성됐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기종의 배터리 전압 규격이 3.8V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충분히 충전할 수 있는 결과치다. 

 

  김 교수는 “소리 진동을 이용한 마찰전기 생성은 현재 전압은 충분하지만 전류가 수십 밀리암페어(mA)에 그쳐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그러나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마이크로암페어(μA) 수준이었던 만큼 꾸준한 연구와 소자 개발로 금세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소재 분야 권위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에 이달 28일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