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학생에게 '쌤, 듀나 때문에 멘붕왔어요' 라는 메시지를 받고 '듀나'를 검색했어요. 듀나란 EBS 공식 사이트 ebsi를 한글 자판으로 쳤을 때 나는 발음이더군요. 수험생의 공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던 EBS가 전략 없이 공부할 땐 오히려 엄청난 스트레스를 불러올 수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 수능에 반영한다고 한 만큼 풀긴 풀어야 할 것 같고, 풀자니 양이 너무 방대하고요. 이처럼 EBS 때문에 고민하는 친구들을 많이 봐왔어요. 그래서 저는 EBS라는 만리장성을 걸어 올라가기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 케이블카가 돼주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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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이비에스교재는 B! 비상할 S! 시기에 푸는 것이다 | ||||
조금 억지스럽지만 EBS로 삼행시 한번 지어봤습니다. EBS를 통해 출시되는 교재들의 가장 큰 맹점은 공부의 초석을 쌓아줄 수 있는 이렇다 할 개념서가 없다는 거예요. 학교 내신의 경우 교과서라는 확실한 개념서가 있고, 추후 문제 풀이를 할 수 있는 많은 교재들이 있는 것과는 다른 형태죠. 다시 말해, 문제 풀이 중심으로 구성되어 EBS 교재를 통해서 철저한 개념을 쌓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EBS 교재로 기초학습을 시작하려는 친구들은 갈피 잡기를 어려워해요. 고1~2 때 가수가 되겠다고 오디션 문만 두드리다가, 고3 때부터 공부를 시작한 친구가 있어요. 이 친구도 막상 고3이 되어 마음이 급해지니까 시중에서 가장 흔한 EBS 교재를 1년 커리큘럼에 따라 풀기 시작했어요. 물론 인터넷 강의도 듣고요. 하지만 11월 수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기본 개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중상 수준 이상의 EBS 문제만 풀어대니 형편없이 약한 지반에 모래성을 쌓은 꼴이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입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겠다'고 마음먹었으면 무작정 EBS 교재에 올인 하지 말고, 시중에 나와 있는 개념서를 정독하면서 고1~2용 평가원과 교육청 기출 모의 문제집을 풀어 보세요. 그 이후 EBS를 보면 무서운 힘을 발휘할 겁니다! | ||||
개념 완성했는데 모든 EBS 교재를 섭렵할까요? | ||||
수능이 끝나고 EBS의 반영 비율이 70%를 선회한다는 언론 보도에 수험생들은 혹하죠. 저도 그 말에 혹해서 EBS 교재가 나오는 족족 풀었습니다. 현 시점에도 대다수 수험생 이 'EBS가 시중 교재 중에서 가장 저렴하고 반영 비율도 무시하지 못하니 무조건 EBS로 가야지' 라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수능을 치고 교문을 나서면서 뇌리에 '어라? EBS의 효과가 장난이 아닌데?'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건 외국어 영역 정도일 겁니다. 물론 쉽게 나왔다는 전제가 붙으며, 외국어 영역이 어려운 해에는 미반영 30%를 대부분 EBS에서 출제하지 않습니다. 국어도 지문이나 테마가 겹치긴 하지만 문제 푸는 데 엄청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고, 수학의 유형은 여느 문제집에서도 다루고, 탐구는 어차피 비슷한 문제가 나왔어도 개념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면 풀기 어렵다는 맹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EBS를 풀지 말라는 것이냐?" 라는 반문할 수도 있을 텐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시점에서 한때 유행한 광고 문구를 인용해볼게요. '기출 문제가 TOP라면, EBS는 자판기 커피야' 즉 수학능력시험에서 기출 문제의 힘이 위력적이라는 것인데요. 제한된 시간에 양질의 문제를 풀고 싶다면 평가원 기출 문제(6·9월, 수능 포함)를 푸는 것이 정설입니다. 개념 정리와 최근 3~5개년 기출문제 분석을 끝낸 후, EBS를 추가로 푸는 것은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을 더 멋지게 키우는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 ||||
EBS는 수능이라는 긴 여정에 하나의 교통수단에 불과 | ||||
두 친구를 비교해보겠습니다. 김준혁(가명, 남·당시 고3) 학생은 EBS 시중 교재를 모두 보유하고 있으나 모든 책이 20페이지까지만 새까맣게 되었습니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섭렵하고, 헤어스타일은 최신 강남 스타일입니다. 반면 오창식(가명, 남·당시 고3) 학생은 끝까지 푼 EBS 영역별 반영 교재를 보유하고 있고, TV 보기를 돌같이 했습니다. 헤어스타일은 의지를 나타내는 반 삭발이었고요. 두 친구는 고2 때까지 성적도 비슷하고 중·상위권을 유지했어요. 하지만 준혁 학생은 재수의 길로 갔고, 창식 학생은 소위 명문대라 할 수 있는 대학에 당당히 입학했어요. 두 친구의 차이를 만든 것은 어떤 문제집을 어떻게 풀었느냐보다 결국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입시는 종종 마라톤에 비교되는데, 42.195km를 완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마라톤에서 EBS에서 반영 교재를 정해주는 것은 걷거나 뛰는 것이 힘들면 대안으로 롤러블레이드 정도가 제공된 거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제가 학창 시절까지 포함해서 몇 해 동안 대입을 겪어본 결과 결승선을 통과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친구들은 발에 물집이 잡혀도, 물구나무를 서서라도 결승선에 통과하더란 겁니다. 간혹 결승선까지 가는데 부모님이 많은 돈을 들여서 최고급 리무진을 태워주는 친구들도 있고, 운이 좋아 결승선에 쉽게 도달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은 피나는 땀과 노력이 동반되어 결승선에 도달하더군요. 여러분이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고, 좀더 하고 싶은 공부가 있기 때문에 대학을 가려는 것이고, 대학에서 그 기준으로 삼는 것 중 하나가 수능이기 때문에 꼭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어찌 보면 허무할 수도 있지만 EBS를 100% 공략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말씀 드린 대로 의지와 절실함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건승하십시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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